"모방보단 제휴"···카뱅, 트래블월렛 손잡고 '新 외화 생태계' 구축
'달러 초집중' 달러박스 출시···최대 1만 달러까지 환전·ATM 수수료 무료···카톡 친구에 '달러 선물' 트래블월렛 연결로 70개국 출금·결제 수수료 없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최근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트래블 서비스를 모방하기보다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상생을 이루며 외연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카카오뱅크가 '달러박스' 출시를 통해 달러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외환 서비스 경쟁에 참전했다. 타사와 달리 '달러'에 초점을 뒀는데, 해외 특화 서비스의 원조 격인 트래블월렛과의 상생으로 새로운 외화 생태계를 구축하겠단 포부다.
카카오뱅크는 25일 서울 서초구 부띠크모나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를 소개했다. 달러박스는 일상에서 달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환전부터 결제까지 다양한 기능을 더한 서비스다.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를 가진 만 19세 이상 고객이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으며, 1인당 1개만 보유할 수 있다. 최대 한도는 1만달러로, 일 최대 입금액과 출금액은 각각 5000달러와 1만달러까지다. 달러박스에 달러를 입금하거나 원화로 출금할 때 수수료는 면제된다.
카카오톡 친구에게 달러를 선물로 보낼 수 있는 '달러 선물' 서비스도 선보였다. 하루 최대 500달러, 한 달 최대 5000달러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선물을 받은 친구는 카카오톡 메시지 창에서 '달러 선물받기' 버튼을 클릭해 달러박스로 받을 수 있다.
◇인뱅-핀테크 '상생'···"달러박스 기반 외화 생태계 확장 지속"
특히 카카오뱅크는 핀테크 업체 트래블월렛과 제휴해, 환전 및 해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달러박스 내 트래블월렛 충전하기 페이지에서 통화 종류와 금액을 충전할 수 있고, 유럽·아시아·북미 등 전 세계 총 70개국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충전된 통화는 '트래블월렛 카드'로 결제·ATM 출금 등 수수료 없이 사용 가능하다.
외화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달러박스를 통해 달러 투자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달러박스에는 달러를 입금할 때 적용됐던 평균 환율과 현재 환율을 비교하는 '내 평균 환율과 한눈에 비교' 기능이 제공돼 시세와 손익 정보를 살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트래블월렛과의 제휴를 시작으로 달러박스 기반의 외화 생태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각종 제휴사와 협업해 출금, 쇼핑, 해외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달러박스에 접목, 외연을 넓히기로 했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SO)는 "트래블월렛을 시작으로 제휴사들과 새로운 외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수도권 5곳에서 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해 커버리지를 늘려갈 계획이며,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도 발굴·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역마진 없다···자산운용으로 수익 내는 구조"
카카오뱅크가 외화 중 '달러'에만 집중한 것은 가장 보편적일뿐더러 사용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자산이 달러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2024년 4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통계에 따르면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달러에 특히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전면 무료화에 따른 역마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외화 자금운용으로 수익을 내겠단 구상이다. 많은 고객이 달러박스를 이용할수록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 SO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며 "대신 고객들이 달러박스를 이용할수록 달러라는 자산을 보유하게 될 텐데, 그 자산을 운용하며 얻는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박스도 달러에 대한 기능을 강화·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달러를 트렌드화시키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면서 "다른 통화에 대한 확대는 당장 중요하게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또 "기획 범위 내에서 미국 주식과 제휴하면 어울리겠다고 생각했고, 그 방법을 잘 찾아나가야 하는 단계"라면서 "아직 추가 제휴를 검토하는 업체는 없으나 일단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