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송출수수료···TV홈쇼핑 채널 경쟁력 강화 집중
TV홈쇼핑 7개 법인 송출수수료 1조9375억원···매출 비중 70% 돌파 GS샵·현대홈쇼핑·CJ온스타일·KT알파 올해 1분기 수익성 개선 업계 "송출수수료 의존 본원적 해결책 아냐···고객 관점의 경쟁력 관건"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홈쇼핑업계가 최근 TV 시청자 감소 등 업황 부진과 천정부지로 커지고 있는 송출수수료 부담을 타개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채널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주요 TV홈쇼핑 7개 법인이 유료방송사업자(케이블TV·위성·IPTV)에 낸 송출수수료는 1조9375억원으로 방송 매출액(2조7290억원)의 71%에 달한다. 즉,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해 100원을 벌면 이 중 71원이 송출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2019년 49.3% △2022년 54.2% △2021년 60.0% △2022년 65.7% 등으로 매년 상승세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지불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이처럼 송출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홈쇼핑업계도 모바일·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등 멀티 채널 및 자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을 육성하는 등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선보인 가격 협상 콘셉트의 딜커머스 예능 '앞광고제작소' 사례를 바탕으로 모바일 콘텐츠 경쟁력에 기반한 현대홈쇼핑 플랫폼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늘려갈 계획이다. 현대H몰·쇼라 등 기존 플랫폼, 상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 기획에 집중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하이라이트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AI 숏폼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TV생방송 및 데이터 방송에서 소개하는 가전제품 사용법, 식품 조리과정, 의류 스타일링 노하우 등 고객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숏폼 콘텐츠로 '훅티비'에서 선보였다. 4월 초에는 현대홈쇼핑 공식 유튜브 채널인 훅티비와 현대H몰을 연동했다.
GS샵은 지난해 12월 말 TV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된 상품 판매 영상을 1분 이내로 편집해 보여주는 숏폼 콘텐츠 서비스 ‘숏픽’을 열었다. 5월 말 기준 약 5000개 콘텐츠를 제작, 운영했는데 전체 누적 페이지뷰(PV)가 지난 6월 16일을 기점으로 1억회를 넘어선 상태다
KT알파 쇼핑은 2022년 10월 대표 패션 자체 브랜드(PB) 르투아(LE TROIS)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조스진(Joe's Jeans)과 영국의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헨리로이드' 등 라이선스 브랜드(LB) 확대에 나서고 있다. 콘텐츠미디어 사업은 콘텐츠 판권 확보에 주력한다. 동시에 글로벌 판권 자산을 기반으로 한 해외 사업 확대 및 스마트TV 중심의 FAST 채널 공급 확대를 통해 추가 수익원 확보에 주력한다.
CJ ENM 커머스 부문은 올해 라이브커머스를 필두로 TV, 모바일 등 CJ온스타일이 보유한 세일즈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원플랫폼 2.0 전략을 내세웠다. 관련 조직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4월 15일에는 모바일 앱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2021년 모바일과 TV를 통합한 CJ온스타일 브랜드 출범 이후 3년 만이다.
모바일 앱을 인공지능(AI) 초개인화 영상 쇼핑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라이브 편성과 숏폼 커머스 확대한다. 트래픽이 강점인 유튜브에서의 라이브커머스 채널과 CJ온스타일 모바일 앱 라이브커머스의 시너지를 통해 영상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TV커머스 업계 전반의 어려움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시장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송출수수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고객 관점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란 평가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TV 시청자 수가 계속 줄면서 TV 채널로 유입되는 실적 부진은 홈쇼핑업계뿐만 아니라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업계도 함께 겪고 있는 문제"라며 "송출수수료에 의존하며 매출을 보전하는 건 업황 악화를 극복할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현상 유지를 위한 송출료 인상 카드만 고집할 게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손익구조를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키우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