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튀르키예 우호 상징 앙카라한국공원, 현대차 주도로 '한국적 美'로 재탄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안으로 현대차가 개선 프로젝트 진행 ‘한국전 참전기념탑’ 원형 존치… 노후화된 시설 등은 전면 교체 팔각정 ‘우정의 집’ 신축… 국내 전통 방식으로 제작해 현지 설치
[서울파이낸스 서종열 기자] 한국과 튀르키예 양국의 우호상징인 튀크리예 앙카라 한국공원이 현대차그룹의 손길로 재탄생했다.
7일 현대차그룹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달하고, 방문객들의 편한 휴식을 위해 앙카라 한국공원 개선프로젝트를 완료했다고 박혔다. 앙카로 한국공원 개선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시작돼 약 10개월간 진행됐다.
앙카라 한국공원은 한국전쟁에서 희새한 튀르키예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1973년 조성됐다. 튀르키예 수도인 앙카라 도심에 위치해 현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개선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재단장한 앙카라한국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공원 중앙에 설치된 9m 높이의 '한국건쟁참전기념탑'이다. 이 탑의 지대부 벽면에는 한국전쟁에서 희생한 724명의 전사자 명단이 음각돼 있다. 기념탑은 불국사 석가탑을 컨셉으로 제작됐으며, 주변에 기와지붕을 얹은 관리실과 벤치 등이 설치됐다.
우리나라와 튀르키예 양국의 우호를 상징하는 앙카라한국공원의 개선프로젝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공원을 찾은 뒤 낙후된 시설과 노후화된 공원에 안타까움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해 9월 한국공원 개선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개선프로젝트는 주 튀르키예 대한민국 대사관을 비롯해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앙카라 문화재 보존위원회 등 현지 정부 부처와의 협의를 거쳤고,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역시 순조롭게 진행됐다.
우선 앙카라한국공원의 상징인 참전기념탑은 헤리티지 보존 차원에서 그대로 존치하되, 상단부 오염 및 변색 부위 세척, 하부 재도색 및 기단부 파손 부위에 대한 석재 교체를 진행했다.
한국과 튀르키예 양국 국기가 그려진 공원 담장과 벤치 및 캐노피 등 휴게시설도 깔끔하게 새로 단장했다.
쉽게 갈라지거나 파손이 발생했던 기존 공원 바닥 포장은 고급감 있고 내구성 높은 트래버틴(Travertine) 대리석으로 전면 교체했다. 참전기념탑을 중심으로 한 공원 바닥 디자인도 보다 선명하고 입체감 있게 개선했다.
노후화됐던 관리실은 한국식 한옥 건물로 재탄생했다. 나무 그늘이 전부이던 휴게 공간에는 주요 행사 시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편히 휴식할 수 있도록 한국식 팔각정이 새로 들어섰다. ‘우정의 집(Kardeşlik Kamelyası)’으로 이름 붙여진 전통 양식의 팔각정은 경북 문경에서 제작해 현지 운송됐으며, 국내 목공 전문가 6명이 함께 이동해 2주간 직접 설치했다.
새 단장을 마친 앙칼라한국공원은 지난달 25일 ‘한국전쟁 74주년 추모행사’를 계기로 정연두 주 튀르키예 대한민국 대사, 베야짓 유묵(Beyazıt Yumuk) 튀르키예 참전협회장, 아흐멧 쿠루마흐뭇(Ahmet Kurumahmut) 튀르키예 육군 4군단장 등 양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갖고 개장했다.
현장에 참석한 튀르키예 정부 인사와 시민들은 ‘한국의 美(미)’를 보여주는 정자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등 개선 프로젝트 후 청결하고 아름다워진 공원 시설을 높이 평가했다.
무스타파 카이막 앙카라 문화재보전위원회 이사는 “공원 전체적으로 아름답게 공사가 마무리됐고, 한국공원 방문객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새 단장을 계기로 한국공원을 찾는 현지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튀르키예군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매년 400명의 튀르키예 현지 대학생 및 고등학생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지난해 10월 이스탄불 쿠추칼리(Küçükyalı) 직업기술고등학교에 ‘기술교육실습장’을 설치하고 실습용 차량과 기자재를 기증하는 등 1997년 튀르키예 첫 진출 이후 다양한 CSR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초 대형 지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쳤을 당시에도 현대차그룹은 복구 성금 200만 달러와 인명 구호 장비 및 이재민 생필품 등 50만 유로 규모의 현물을 지원하며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으며, 지난 5월 지진 최대 피해 지역 중 하나인 말라티야(Malatya)에 유치원을 건립해 기증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