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새 전기차 쏟아내는 車업계···테슬라 천하 끝나나

모델Y, 지난해 하반기 이어 올 상반기도 전기차 시장 1위 현대차 등 경쟁 업체들, 가성비 전기차 출시로 독주 견제 전문가 "中 BYD 참전 시 경쟁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

2024-07-10     문영재 기자
테슬라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테슬라 모델Y가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에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1위다.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한 충전 기반시설을 앞세우며 정상을 꿰찼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하반기 현대차 등 경쟁 업체들이 새 전기차를 쏟아낼 예정이라서 과점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기차 시장 1위는 1만41대가 판매된 테슬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가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17.4%로, 2위 현대차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5를 5.1%포인트 차이로 꺾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2027대 팔리며 점유율 2.5%를 확보하는 데 만족해야 했으나 같은 해 하반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5000만원대 후륜구동 모델이 라인업에 추가되며 판매량이 큰 폭으로 뛰었다. 그 결과 작년 7~12월 1만1858대가 인도되며 단숨에 시장 1위(점유율 14.8%)를 거머쥐더니 올 상반기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업계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저렴한 중국산 LFP 배터리를 넣어 시작가를 기존 롱레인지(7874만원) 대비 2000만원 이상 내린 점, 배터리를 충전할 충전 기반시설 수퍼차저 스테이션을 전국 200여곳에 설치한 점을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이에 대해 테슬라코리아 측은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5000만원대 초반"이라면서 "수퍼차저 스테이션의 경우 주행 편의성 향상을 위해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선두 유지를 위해 신규 구매자 대상 8년·16만km 보증도 제공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등 경쟁 업체들은 이러한 테슬라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하반기 가격은 낮추면서 상품성은 끌어올린 새 전기차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현대차는 3분기 내 전기차 대중화를 지향하는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인다. 49kWh(킬로와트시) 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 최대 315km(킬로미터)를 제공한다. 운전자가 오인으로 전후방 장애물이 가까운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급하게 밟을 때 출력 제한 또는 긴급 제동을 거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를 포함해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등 새 기능도 챙겼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3150만원. 현대차 관계자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 완료 후 세제혜택 적용 시 가격은 2000만원대 후반이 될 전망"이라며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까지 고려하면 실 구매가는 2000만원대 초중반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아

기아는 소형 전기 SUV EV3를 정부 부처 인증 절차 완료가 예상되는 이달 중순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이 차는 트림에 따라 81.4kWh 또는 58.3kWh NCM 배터리를 제공하고, 이 가운데 81.4kWh NCM 배터리는 산업부 기준 501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스탠다드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라인 4666만원, 롱레인지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라인 5108만원이다. 이 업체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 완료 후 세제혜택 적용 기준 가격은 스탠다드 3995만원부터, 롱레인지 4415만원부터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고려할 경우 스탠다드는 3000만원대 초중반, 롱레인지는 3000만원대 중후반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볼보차는 이달 말부터 소형 전기 SUV EX30 소비자 인도를 개시한다. EX30은 66kWh NCM 배터리와 200kW(킬로와트) 모터를 결합한 싱글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로 출시된다. 산업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04km. 가격은 코어 4945만원, 울트라 5516만원이다.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원대 중후반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는 3분기 소형 전기차 쿠퍼 일렉트릭과 준중형 전기 SUV 컨트리맨 일렉트릭을 출시한다. 이중 모델Y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는 컨트리맨 일렉트릭은 E와 SE 두 가지 모델로 나온다. E는 204마력을 발휘하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킬로미터)까지 가속을 8.6초에 끝낸다. NCM 배터리 용량은 66.5kWh로 유럽 기준 1회 충전 462km를 갈 수 있다. SE는 313마력을 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5.6초에 끊는다. 배터리 형식·용량은 E와 같고, 유럽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33km다. 가격은 E가 5600만~5800만원, SE가 6200만~6700만원 선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겸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은 "설득력 있는 가격은 물론 촘촘한 충전망을 확보한 업체의 신차가 모델Y의 과점적 지위를 흔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반기 중국 업체 BYD의 승용 전기차 시장 진출도 예정된 상황이라서 중저가 전기차 시장 내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