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삼성전자, 6세대 폴더블과 함께 AI 생태계 본격 확장

디자인 개선해 세련된 이미지···폴더블 맞춤 AI 개선 갤럭시 링·워치7, 수면 맞춤 건강관리 시스템 구축

2024-07-11     여용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2019년 삼성전자의 첫 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가 출시됐을 때 주변 지인들은 "처음 나온 모델은 사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기업의 첫 시도인 만큼 제품에 불완전한 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시도에서의 불완전한 면은 소비자들의 사용패턴과 후기를 통해 개선사항이 등장하고 이를 반영하면서 보다 완전해진다. 기자는 이런 패턴을 철썩같이 믿었기에 갤럭시Z폴드2를 구매했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와 함께 '갤럭시 AI'를 처음 선보였다. 이전까지 카메라 중심의 스마트폰에서 패러다임을 바꾼 이 모델은 전작 대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전 스마트폰이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는 'AI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다소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만약 그런 소비자가 있다면 갤럭시Z폴드6과 갤럭시Z플립6은 AI폰을 경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모델일지도 모르겠다.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열고 갤럭시Z폴드6과 Z플립6, 갤럭시 링과 갤럭시 버즈3, 갤럭시 워치7, 갤럭시 워치 울트라 등을 공개했다. 기존에 스마트폰에만 국한됐던 '갤럭시 AI'를 에코시스템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언팩 다음날인 11일 국내 미디어들을 상대로 제품 시연행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더현대 서울과 삼성스토어 홍대, 잠실 롯데 애비뉴엘의 갤럭시 스튜디오에 제품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6세대

◇ 더 날렵해진 디자인, 더 편리해진 AI···제자리 찾아간 '통역'
 
갤럭시Z폴드6과 Z플립6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디자인이다. 이전까지 폴더블폰은 모서리가 둥글고 베젤(테두리)이 다소 두꺼운 편이었다. 그러나 6세대 폴더블은 베젤이 더 얇아졌고 모서리도 직각에 근접해졌다. 이 때문에 디자인이 더 날렵해졌고 디스플레이 개방감도 더 커졌다.
 
또 펼쳤을 때나 접었을 때 이전보다 직육면체에 더 근접해졌다. 두께를 줄이기 위한 디자인 개선이 이뤄지면서 바(bar)형 스마트폰에 더 가까워져 휴대성이 더 편리해졌다. 폴더블폰을 접었을 때 두꺼워서 휴대하기 불편했다고 생각한 소비자는 이번 제품에서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에 걸맞게 AI 기능도 개선됐다. 특히 '노트 어시스트'에는 'PDF 오버레이 번역'이 추가돼 PDF 파일의 문서도 번역과 요약 정리를 제공한다. 또 간단한 키워드로 이메일이나 SNS의 문구를 작성해주는 '글쓰기' 기능도 추가됐다.
 
이 같은 기능보다 가장 눈길을 끈 점은 기존의 '통역' 기능이 폴더블폰에 맞게 개선된 것이다. '통역'은 갤럭시S24에도 있던 기능으로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하더라도 실시간으로 통역을 도와주는 기능이다. 다만 S24와 같은 바(bar)형 스마트폰은 손에 든 기기를 보여주면서 대화를 해야 했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
 
갤럭시Z플립6을

폴더블폰은 직각으로 세워둘 수 있어 대화가 더 편리해졌다. 커버 디스플레이를 상대방에게 향하도록 하고 통역 기능을 실행하면 마치 영화에서 화면 하단에 자막이 뜨는 것처럼 자막을 띄워두고 상대방과 대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테이블이 있는 자리에서 대화한다면 폴더블폰의 커버 디스플레이를 세워서 테이블 위에 두고 대화할 수 있다. '갤럭시 AI'의 '통역' 기능이 폴더블에 이르러서야 제 자리를 찾아간 기분이다.
 
이 밖에 S펜을 활용한 '스케치 변환' 기능과 Z플립6에 특화된 '대화 추천' 기능도 눈길을 끈다. 제 아무리 그림을 못 그리는 사용자도 S펜으로 슥삭 그림을 그리면 AI가 그림과 유사한 실제 이미지를 생성한다.
 
'대화추천'은 Z플립6의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상대방의 메시지에 맞는 답변을 추천하는 기능이다. Z플립6은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채팅이 어렵기 때문에 폰을 열지 않고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 기능이다. 다만 Z폴드6에서는 갤럭시 워치를 통해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대화추천'은 기존 채팅앱보다 세부적인 대화를 추천해주고 원하는 답변이 없을 경우 새롭게 추천 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 업무상 대화와 같은 복잡한 대화에 대한 답변은 제공되지 않고 있다.
 
또 Z플립6에서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통해 배경화면에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간단한 키워드를 선택하면 AI가 그에 맞는 배경화면 이미지를 제작한다. 다만 AI 이미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사용자가 직접 키워드를 입력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 수면에 진심인 삼성 웨어러블···첫 아웃도어 스마트워치 '눈길'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6세대 폴더블폰 만큼 화제를 모은 제품은 갤럭시 링이다. 삼성전자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생태계를 확장한 제품으로 AI 기반 삼성 헬스, 갤럭시 워치와 연계해 더 자세한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직접 만져본 갤럭시 링의 첫 인상은 "가볍다"였다. 금속 반지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갤럭시 링은 흡사 '장난감 반지'와 같은 인상을 준다. 반지가 워낙 가벼운 만큼 내구성에 대한 걱정이 생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티타늄 5등급 마감처리를 해 스크래치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로 '반지'를 내놨을 때 일부 사람들은 "반지 끼고 근력운동을 어떻게 해?"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확실히 갤럭시 링은 근력운동을 위한 디바이스는 아니다. 삼성전자도 그 점을 인지했는지 갤럭시 링의 수면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갤럭시 링의 수면 분석은 △수면 중 움직임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수면 중 심박수와 호흡수 등 수면의 질을 상세하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때 반지를 빼고 잔다. 잘 때 시계를 차고 자는데 겨우 적응한 사용자들은 반지라는 새로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반지에 적응만 한다면 갤럭시 워치7과 연계해 수면 무호흡에 대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통상 수면 무호흡은 병원에서 진단을 받으며 대략 이틀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갤럭시 워치7의 수면 무호흡 측정 기능은 집에서도 간단하게 수면 무호흡 증상을 파악할 수 있다.
 
갤럭시 워치 울트라는 애플워치 울트라와 마찬가지로 아웃도어에 최적화 된 스마트워치다. 강한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하고 10ATM 방수를 지원해 바다 수영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해발 고도 -500미터에서부터 최대 9000미터 높이까지 사용을 지원한다. 애플워치 울트라가 아웃도어 스마트워치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갤럭시 워치 울트라가 도전자로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는

◇ 올림픽 특수에 에코시스템 시너지 기대

삼성전자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갤럭시 언팩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됐다. 이와 함께 갤럭시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공개하고 올림픽 선수단 1만7000여명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시청자들은 올림픽 내내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6의 간접 광고를 확인할 수 있다.
 
전세계 모든 스마트폰 브랜드 중 올림픽을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올림픽을 통한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Z플립6이 올림픽에 홍보에 집중하는 가운데 갤럭시 링을 중심으로 한 에코시스템의 지원도 있을 전망이다. 특히 갤럭시 링은 40만원대 가격이 다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처음 공개된 디바이스인 만큼 이용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링이 촉발시킨 AI 시너지는 스마트폰과 워치 등 애코사스템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24일부터 갤럭시Z폴드6, 갤럭시 Z플립6,' 갤럭시버즈3 시리즈를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에 순차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