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저가공습까지···길어지는 철강업계 '보릿고개'
내수 부진·저가 철강재 밀어내기 계속···보릿고개 장기화 포스코, 포항 4고로 개수·압연 라인 수리···3Q 실적 기대 현대제철, 美 조지아주 강판 가공 공장 9월 가동 예정 동국, 야간 조업 통한 비용 절감·동국인베스트먼트 활용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국내 철강 업계의 보릿고개가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내수 부진에 저렴한 중국산 물량까지 늘어나며, 2분기에도 철강 3사(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홀딩스)의 저조한 실적이 예고된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철강사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전년 동기 대비 51.9% 감소한 6382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줄어든 19조2000조원 수준이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와 함께 '철강 3사로' 대표되는 현대제철과 동국홀딩스의 전망도 어둡다.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제철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조1400억원, 1476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99%, 68.26% 감소한 수치다. 동국홀딩스 역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철강사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배경은 내수 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유입 영향이 크다. 내수 시장은 건설 경기 등 전방사업의 경기 회복이 더뎌지며, 철강 수요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또 저가 수입 철강재의 공세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중국 내수 시장 악화에도 중국 철강사들이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가동률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과잉 생산된 물량이 세계 수출 시장으로 대거 쏟아져 나오자, 국내 철강사들은 수익성 악화라 직격타를 맞았다.
이에 철강 업계는 돌파구를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업 본원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 타파를 꾀한다. 특히 지난 1일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제조원가 개선·경쟁력 제고로 2300억원의 원가 절감 및 수익창출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또 하이렉스스(HyREX) 기술 개발을 통해 탈탄소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부터 실시된 포항 4고로 개수와 일부 압연 라인의 수리 작업이 지난달 완료됐다. 이에 따라 3분기부터는 실적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내실 강화에 나서면서도 투자는 이어가는 모양새다. 현대 제철은 지난 2월부터 인천공장의 전기로 보수공사를 4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통상 2~3주 내 끝나는 공사를 6개월 넘게 진행해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9월에는 포항·당진 전기로 보수도 예정돼 있다.
다만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신공장 가동에 발맞춰 오는 9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강판 가공 공장의 가동을 시작할 방침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창립 71주년 기념 임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올해 전기차 전용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 건설과 후판 열처리로 증설 등 수요 시장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또한 야간 조업을 통해 비용 절감을 시도한다. 동국제강은 철강 수요 감소로 지난달부터 야간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인천공장의 전기로 가동시간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로 단축하며, 8월 이후 연장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또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동국인베스트먼트(CVC)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동국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기존 그룹이 진행했던 철강·부품·장비 사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