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출산율에도···'VIB'족 등장에 유아동복 시장 성장

지난해 0~14세 인구 570만5000명 국내 유아동복 시장 2조4490억원 '소비 양극화 현상' 우려 목소리 나와

2024-07-16     권서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한국의 출산율이 2022년 기준 0.7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유아동복 시장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하나뿐인 아이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VIB(매우 소중한 어린이, Very Important Baby) 족'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0~14세 인구는 630만6000명에서 570만5000명으로 약 9.5% 줄었다. 유아동 수가 줄어든 반면에 국내 유아동복 시장은 지난해 2조4490억원으로 2020년(1조8410억원)보다 약 33% 늘었다.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중 유아동복 1인당 연간 소비액은 싱가포르(548달러)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대만(392달러), 일본(377달러), 한국(332달러) 등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아직 1인당 소비액이 많지 않은 편이라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도 소수의 자녀에게 많은 투자를 하는 '골드키즈(Gold Kids)' 현상이 확산되며 패션업계는 유아동복 규모를 키우고 있다.

블랙야크 키즈는 여름 티셔츠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아이싱 시리즈', 'BKC아이싱히마티셔츠', 'BK아이싱베니티셔츠' 등 냉감 티셔츠 카테고리를 다지고 있다. 아이싱 시리즈의 일부 티셔츠 제품의 경우 리오더(추가 주문 재생산)을 진행하기도 했다. 블랙야크 키즈 관계자는 "앞으로도 블랙야크 키즈만의 제품력을 겸비한 아이템들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상승세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의 키즈 브랜드 휠라 키즈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키즈 라인 '마리떼 앙팡'과 협업을 진행했다. 이번 협업은 '레이니 데이(Rainy Day)'에서 영감을 받아 레인부츠, 바람막이 재킷, 모자 등으로 구성됐다.

무신사 키즈는 지난 4월 네덜란드 프리미엄 육아 솔루션 브랜드 '부가부'를 입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뉴발란스 키즈를 들였다. 현재 무신사 키즈는 유·아동 패션, 육아용품, 완구 등 500여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유로모니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유아동복 브랜드의 국내 시장 평균 성장률 집계 결과 MLB가 1위를 차지했고 몽클레어 앙팡, 구찌 키즈 등이 뒤를 따랐다. 몽클레어 앙팡은 연평균 20% 신장했으며 구찌 키즈의 외형도 연평균 16% 커졌다. 이외에 디올 베이비, 지방시 키즈 등 백화점에 입점된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들도 성장세를 보였다.

옷 한 벌에 10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며 일각에서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 명을 기르는데 8명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낸다는 의미의 '에잇 포켓'등의 신조어가 나오며 요즘 아이들 용품이 고급화되는 추세"라며 "패션업계에서는 매출 상승으로 호재일 수 있지만 남과 비교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에 현명하게 소비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