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은행 대출문턱 높아진다···"주담대 급증·기업 실적부진 여파"

대출태도지수 -15···가계 주택·일반 각 -6, -19 가계 신용위험 줄었지만 늘어난 수요에 '우려'

2024-07-17     신민호 기자
서울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대출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으로 대출 관련 경계감이 강화된 가운데, 오는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예정된 만큼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 속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9포인트(p)나 하락한 -15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은행의 기업·가계에 대한 대출태도가 더욱 강화됨을 뜻한다.

해당 지수는 총 20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대출태도, 신용위험 및 대출수요에 대한 지난 분기 동향과 다음 분기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100에서 -100 사이에 분포하며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대도를 완화,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는 금융기관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3분기 중 가계주택대출에 대한 대출태도는 -6으로 전분기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가계일반대출에 대한 태도지수는 -14에서 -19로 강화됐다.

3분기 중 대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 역시 -3로, 전기(3) 대비 강화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 또한 -3에서 -11로 크게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주담대가 빠르게 증가한데 대한 경계감으로 가계주택대출태도가 강화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계일반도 주담대에 우선 적용됐던 스트레스 DSR이 9월부터 신용대출 등에 확대적용되면서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업대출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과 기업 실적부진에 따른 여신건전성 관리 등으로 강화될 것"이라며 "실제 석유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위험의 경우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3분기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21로 전분기 대비 9p나 떨어졌지만, 여전히 기준값(0)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 중 대기업(6)의 신용위험은 전분기 대비 소폭(3p) 상승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6으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신용위험은 17로 전분기 대비 14p나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 신용위험은 일부 취약업종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가계 신용위험 역시 채무상환 부담 등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확대된 대출수요다. 3분기 국내은행의 대출수요지수는 15로, 전분기 대비 10p나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대기업의 대출수요지수(8→0)를 제외하면 △중소기업(17→22) △가계주택(6→19) △가계일반(-8→8)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수요가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 시장 등이 안정되면서 대출수요가 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반면, 중소기업은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 등으로 운전자금 중심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수요에 대해서는 "주택시장 회복기대 등으로 주담대 및 신용대출 모두 수요증가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3분기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신용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권에서 강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각 업권별 태조지수는 △상호금융조합(-25→-27) △상호저축은행(-14→-11) △생명보험사(-12→-8) 등으로 나타났으며, 신용카드사의 대출태도지수만 0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