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악재 딛고 KB금융 '리딩뱅크' 탈환 가시화···상반기 순익 2.8兆

ELS 배상액 880억 환입···순익, 전년비 7.5%↓'선방' 비은행 실적 견인···KB증권, 합병 이후 최대 실적 자사주 4000억 추가 매입·소각···올해 총 7200억

2024-07-23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2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리딩뱅크' 탈환 가능성에 한발 다가갔다. 올해 1분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액을 대거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대폭 하락했지만, 탄탄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영업력에 힘입어 1분기 만에 다시 예년 실적을 빠르게 회복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2조78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상반기(2조9967억원) 대비 7.5%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상반기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1분기 홍콩ELS 배상액 등 일회성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2분기 개별 순이익(1조7324억원)만 보면 지난해 2분기(1조4991억원)보다 15.6% 늘었다.

급락했던 홍콩H지수가 2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면서 1분기 쌓았던 홍콩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KB국민은행) 중 880억원이 환입됐다. 앞서 KB국민은행은 1분기 ELS보상 충당부채로 6340억원을 전입한 바 있다.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낸 것도 그룹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2분기 기준 비은행 계열사의 전체 이익기여도는 40%에 육박한다.

아울러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앞서 지난 2월 단행한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와 더하면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만 총 7200억원에 달한다. 또 2분기 주당배당금은 1분기(784원) 대비 7원 상향된 791원으로 결의했다.

KB금융 재무담당임원은 "이번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은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하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한 것"이라며 "올해 총 72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서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업계 최고수준의 자본력과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에 기반, 일관되고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경영지표를 보면 상반기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6조357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9.0% 증가했다. 가계·기업 등 총여신이 지난해 말과 전분기 말 대비 각각 2.9%, 2.3%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자이익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다만, 2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2.08%, 은행 NIM은 1.84%로 전분기 대비 3bp(1bp=0.01%p) 하락했다. 예대금리차 축소,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자산수익률 감소 등의 영향이다.

같은 기간 순수수료이익은 2.4% 증가한 1조9098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증권 수탁수수료 및 금융상품판매수수료 증가, 카드·캐피탈 수수료 증가에 기인한다.

상반기 대손충당금전입비율은 0.40% 기록,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981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5.7% 감소했다. 그룹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68%로 전분기(0.63%)보다 5bp 상승했다. BIS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6.63%, 13.59%를 기록, 전분기 말 대비 각각 0.07%p, 0.16%p 올랐다.

계열사별로 보면 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059억원을 기록했다. 홍콩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를 전입한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9.0% 줄어든 규모다.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52조원으로 3월 말 대비 2.3%, 지난해 말 대비 2.9%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최근 주택거래 증가 등 대출수요와 기금대출 확대로 지난해 말 대비 3.0%(약 5조원)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대기업대출을 중심으로 2.6% 성장했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28%, NPL비율은 0.37%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KB금융 측은 전했다.

같은 기간 KB증권은 50.7% 증가한 37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합병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 관련 영업이익 증가,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일회성 손실 인식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KB손해보험은 57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파생손실 확대에도 불구하고 IBNR 적립방법 변경 관련 준비금 환입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2분기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약 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2.1%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25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조달비용 및 신용손실충당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카드 이용금액 증가, 모집·마케팅비용 효율화 등에 힘입은 결과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1.29%, NPL비율은 1.14%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각각 0.02%p, 0.22%p 개선됐다.

KB라이프생명은 상반기 20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자산 평가손익 및 외환파생손익 기저효과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2분기 계약서비스마진(CSM)은 3조144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