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리, 5개월 만에 둔화···반도체 호조에도 유가 '발목'
전산업 CBSI 95.1, 한달새 0.6p↓ 비제조업 0.3p↑, 제조업 1.7p ↓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자금사정이나 업황 등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심리가 5개월 만에 악화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유가 상승과 중국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제조업 부문의 업황과 생산 등이 부진한 영향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에 따르면 이달 중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가 95.1로 전월 대비 0.6포인트(p) 내렸다. 5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CBSI란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통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3년)를 기준값(100)으로 이보다 크면 기업들의 심리가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7월 제조업 CBSI는 95.7로 한달새 1.7p 하락했다. 업황(-1.1p)과 생산(-0.6p) 등을 중심으로 지수가 내렸다.
반면 비제조업의 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0.3p 오른 94.6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98.6) 이후 최고치로, 매출(+0.3p) 등에서 심리가 개선됐다는 평이다.
다음달 기업들의 심리는 개선세를 보였다. 8월 CBSI 전망치는 전월 대비 0.3p 상승한 93.4로 조사됐다. 이 중 제조업이 0.9p 하락한 94.2를, 비제조업은 1.1p 상승한 92.8로 조사됐다.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전반적인 개선흐름을 보였다. 이 중 제조업 실적은 전자·영상·통신장비 등이 개선됐지만, 화학물질·제품과 1차 금속 등의 심리는 악화됐다. 비제조업 실적은 운수창고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전기·가스·증기업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보였다.
황희진 통계기획부 통계조사팀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화학 부문의 채산성이 하락하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1차금속 역시 가전제품용 강판 등 전방 산업의 철강 수요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제조업의 경우 성수기 항공여객 수요가 증가한데다,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외항 화물 운송업체의 채산성이 개선됐다"며 "여기에 토목 설계와 광고 대행업체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으며, 여름철 냉방용 전력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기업과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 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1.2p 상승한 95.9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