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금리 인하 때까지 변동성 확대···"주도주와 이별할 때"

호재였던 미 경제지표 둔화가 이제는 불안요인으로 작용 코스피 예상밴드 2700~2830p 제시···다음 주도주 '헬스케어'

2024-08-05     박시형 기자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이번주는 그간 시장을 이끌었던 주도주와 이별하고, 하반기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들 위주의 보수적 대응이 권고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700~2830p를 제시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7월 29일~8월 2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말(2731.90)대비 55.71p(2.04%) 내린 2676.19에 마감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코스피지수가 불과 하루만에 3.65%나 급락하면서 6월5일 이후 약 2달만에 27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날 낙폭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가장 크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는 550억원 순매도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선물시장에서는 무려 2조7819억원(2967만3000계약)이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코스피 현물을 1조1831억원 순매도 했고, 개인은 1조3859억원 순매수했다.

이 같은 변동성은 그간 호재로 작용했던 미국의 경제지표 둔화가 이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7월말(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한 이후 시장은 투심이 강해지며 기술주를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직후인 8월 1일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가 예상치(48.8)를 하회한 46.8로 집계됐고, 미 노동부의 고용 둔화(비농업 일자리 11만4000명 증가, 실업률 4.3% 상승) 발표까지 나오면서 주요 지수들이 급락,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해고 발표가 이어졌다. 인텔은 2분기 실적 부진으로 100억달러 비용 절감을 위해 1만5000명을 감원하고, 3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고용 둔화를 경계한 만큼 ISM 제조업지수에서 고용지수가 팬데믹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고, 서베이 내용에서도 경기 센티먼트가 크게 약화돼 비둘기파적(도비쉬) 연준 기대가 강화된다"면서 "7월  ISM 서비스업 지수가 6월에 이어 2달 연속 위축이 지속될 경우 리세션 경계심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은 미국 주식의 급락에 이어 국내 주식시장에도 변동성을 가져왔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지난주 -9.70% 하락했고, 한미반도체 -16.07%, DB하이텍 -7.59%, 삼성전자 -1.61% 등 반도체 업종의 하락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번 하락으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배 수준으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R(경기 침체)'에 대한 합리적 의심에 따라 주가가 조정되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 이상의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김병연,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대음봉 출현으로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1일 종가인 2777과 2일 저가인 2767 범위에서 방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가파를 수는 있어도 현 시점에서 경기 침체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최악의 경우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더라도 우려를 선반영한 현시점에서는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도한 경기침체 우려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에 코스피는 딥 밸류(Deep Value) 국면에 진입했다고 본다"며 "단기 등락이 좀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비중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 외국인 선물 매도는 클라이막스를 향하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절반 이상 진행됐다고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주가 하락 기간에 대해서는 다음 금리 인하 시기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SM 46.8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기보다는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부추기는 촉매였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채권 수익률 1.7%, 주식수익률 11.3%로 주식이 9.6%p 더 높다. 금리인하 사이클에 들어섰기 때문에 수익률 차이가 역사적 평균에 맞춰질 때까지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박성제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된다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시점에서 지수의 반등이 시작될 수 있다"며 "이제 막 미국의 경기침체 논란이 시작됐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이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만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도주의 변동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이재만, 박성제 연구원은 "8월 2일 코스피 급락과 지난 7월 11일 코스피 고점 형성 이후 하락 국면에서 상대적으로잘 버틴 업종이 차기 주도주가 될 수 있다"며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 업종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업종의 12개월 예상 영업이익은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 중이고, PER은 연초대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유명간 연구원은 "코스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상회했지만, 어닝 서프라이즈 업종은 1분기와 유사하다. 다른 업종으로의 확산은 제한적"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감 강화에도 이익 모멘텀이 소멸했다. 하반기 실적 둔화로 실적 상승 여력이 제한되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권고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이어 "반도체 대안으로는 2분기 실적이 양호했고, 하반기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이 유리하다"며 "조선, 방산, 화장품을 선호하며, 이 외에도 헬스케어, 인터넷/게임, 디스플레이가 유리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