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기후 변화에···식품업계, 미래 먹거리 '스마트팜' 낙점

스마트농업법 지난달 26일 시행···2027년까지 농업 생산 30% 스마트화 업계 "스마트팜 기후변화, 환경오염 걱정 없어 ···경작 효율성 높여" 농심, 사우디 'K스마트팜' 구축·운영···CJ프레시웨이 스마트팜 계약재배

2024-08-06     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식품업계가 스마트팜 사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낙점했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안정적인 경작이 어려워지면서 해결책으로 스마트팜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스마트농업법)이 시행됐다. 정부는 스마트팜을농업 분야 정책과제로 선정하고 오는 2027년까지 스마트팜 산업 수출 8억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를 목표로 육성키로 했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농작물 재배 시설의 온도·습도·햇볕량·이산화탄소·토양 등을 측정 분석하고, 분석결과에 따라 제어 장치를 구동해 적절한 상태로 변화시키는 첨단 농장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외부 오염물질로부터의 위험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온도와 습도 등 조건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수급의 안정성도 높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연중 균등한 품질의 천연물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이상기후로 인해 안정적인 경작도 어려워지고 같은 작물도 해를 거듭할 수록 재배할 수 있는 기간과 지역이 바뀌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생육조건과 관리 방법도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로 인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며, 우수한 품질의 작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스마트팜 시스템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농심·CJ프레시웨이·아워홈 등은 스마트팜 업체와 협업하거나 직접 스마트팜을 수출하는 등 스마트팜을 중장기 사업 전략으로 육성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2018년부터 사내 스타트업팀을 구성해 스마트팜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안양공장 내 60평형의 특수작물 연구를 위한 재배시설과 200평의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신설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처음으로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스마트팜 수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난 7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사우디아라비아 시범온실 조성 및 운영)’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농심은 2025년 말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역 약 4000㎡ 부지에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을 맡는다. 농심은 이번 사업으로 중동 현지에서 'K스마트팜' 관련 산업을 확장하는 한편, 작물 연구와 가공, 유통판매 등 스마트팜 연관 산업을 모은 클러스터를 구축해 세계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도 '스마트팜 계약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고품질 농산물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는 기존의 계약재배 시스템에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해 작물 생산성을 한층 높인 고도화된 모델이다. 계약재배로 수확된 농산물은 전국 외식 및 급식 사업장으로 향한다.

CJ프레시웨이의 식자재 유통 고객사들은 고품질 국산 농산물을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주요 품목은 양파·마늘·감자 등 식자재 시장에서 수요가 큰 노지 대형작물이다. 지역 농가는 제주·충남 서산시·경북 의성군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농업기술 기업 '대동'과 업무협약을 맺고 7만1290㎡(2만1000평)규모의 충북 보은군 소재 마늘 재배 농가 8곳을 선정해 노지 마늘 스마트파밍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워홈의 경우 최근 기후 변화 산지 감소, 인력난 등에 따른 가격 인상과 공급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팜 작물 활용을 추진 중이다. 특히 쌈 채소와 샐러드 채소류 등을 스마트팜 작물로 전환하고 있다. 2024년 스마트팜 작물 매입 물량(추정치)은 2023년 연간 물량 대비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 스마트팜 작물 활용도가 매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워홈은 스마트팜을 이용한 원료 수급 및 가격 안정성 확보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스마트팜 전문 업체인 어그레이트와 협업을 진행한다. 이번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양 사는 어그레이트가 운영 중인 전국 스마트팜을 이용한 농산물 유통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계약품목은 로메인 등 상추류와 샐러드 채소다.수경재배 방식으로 연작이 용이해 예상치 못한 기후 변화에도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며,직거래를 통해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아워홈은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연간 안정적인 물량과 가격으로 수급하여 아워홈이 운영하는 전국 단체급식 및 외식업장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아워홈은 향후 과일, 과채(애호박·오이·고추), 엽채류(대파 및 부추) 등도 스마트팜 작물 도입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정적 재료비 확보와 안정적 식재 수급을 도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