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달래기 나선 두산 3사 대표···"주주 이익 제고 노력"

합병비율 논란···"불만 충분히 인지, 주당 가치 상승할 것" 원전사업도 투자, 높은 투자수익률로 더 많은 이익 창출

2024-08-06     문영재 기자
두산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사업구조를 재편 중인 두산그룹 3사(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가 합병비율로 논란이 된 가운데, 최근 주주서한을 내고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3사는 전날 대표이사 명의로 나란히 주주서한을 냈다.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3사의 분할·합병 계획을 발표했으나,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비율이 문제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3사의 분할·합병·포괄적 주식교환 등 계획을 밝히면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비율을 1 대 0.63으로 정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밥캣 주주들이 이익 권리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고, 시장에서도 이번 분할·합병은 로보틱스의 과도한 고평가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양사의 매출이 근거로 작용했다. 지난해 두산밥캣 매출이 두산로보틱스 대비 무려 183배 이상 많았는데, 양사의 기업가치를 1:1로 산정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두산밥캣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9조7624억원, 1조3899억원 △로보틱스 매출, 순손실 규모는 530억원, 158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3사 대표는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이번 합병은 주주 이익과 회사 성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분할비율과 관련한 불만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다만 이는 합병 후 에너빌리티 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가 상승 동력을 일각에서 지나치게 저평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할 시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수는 25% 감소하는 반면, 기업가치는 10%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재상장 시점의 에너빌리티 주당 가치는 두 비율의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당사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로보틱스 주식으로 교환되는데, 이 주식은 주식 교환 이전의 로보틱스가 아니라 당사와 로보틱스가 실질적, 경제적으로 결합된 통합 법인의 주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병은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성장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믿는다"고 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주식시장에서 회사 가치는 과거·현재 실적 외 미래 잠재성,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한다"며 "당사는 최근 3년간 매년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산 3사는 사업구조 재편으로 얻는 1조원 규모의 투자여력을 원전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두산그룹은 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글로벌 SMR 사업 확대를 목표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올해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 개선 사업에 참여한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모두 담아 일체화한 원자로다. 대형 원전에 비해 원자로를 비롯한 기자재 크기가 작아 차량 이동과 조립이 용이하고, 입지 선정도 자유롭다. SMR은 대형 원자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으면서, 최근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얻은 투자금을 SMR에 투입하면 배당수익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로 더 많은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면서 "SMR의 경우 최근 인공지능(AI)을 위한 전력 수요의 유력한 대안으로 대두되면서 회사가 수립한 5년간 62기 수주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