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좋은 신축 대세···수도권 준공 5년 이하 아파트값 강세

"아파트 인허가 실적 줄며 새아파트 희소가치 높아져" 과거엔 '재건축' 가능성 구축 아파트 집값 가장 잘 올라 금리·공사비 급등하며 상황 반전···실수요자 신축 선택

2024-08-06     박소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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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가격이 구축 아파트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기준 준공 5년 이하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년 전에 비해 2.77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50p, △'10년 초과∼15년 이하'는 1.81p △'15년 초과∼20년 이하'는 1.34p △'20년 초과'는 0.39p 각각 상승했다. 최근에 지어진 단지일수록 오름폭이 컸던 셈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신 건축 트렌드를 반영한 신축 단지가 매매시장에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수도권 지역 아파트 인허가 실적이 줄면서 새 아파트 공급이 감소할 전망이어서 신축 아파트의 희소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4년 전 부동산 호황기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했던 2020년 수도권에서 10년 초과 아파트는 연간 20.93% 올라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어 6~10년차 단지(16.68%), 1~5년차 단지(13.54%) 순으로 올랐다. 당시는 신축 아파트 상승세가 가장 부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아파트는 일반적인 재화와 달리 재건축 기대, 교통 및 병원·마트 같은 편의시설과의 인접성 등에 따라 낡은 단지라도 신축보다 비싼 경우가 있다"며 "입지 좋은 구축 아파트가 미래 자산 가치 상승 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서울 강남과 목동, 경기권은 주요 1기 신도시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많이 올랐었다"고 말했다.

과거 구축 아파트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가격을 주도했지만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공사비까지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실수요자들이 노후 아파트 살며 재건축을 노리는 투자 방식보다는 최신식 설계에 설비를 갖춘 신축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아파트 거래량도 입주 5년 이하 아파트가 가장 많아 가격을 주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양천구 '목동센트럴 아이파크 위브'(40건)로, 2020년 입주한 5년차 아파트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도 역시 '평촌 어바인 퍼스트'(40건)로 2021년 입주한 단지다.

권 팀장은 "재건축 단지는 실제 사업 추진까지 장기간 걸려 신축 아파트 매수로 돌아선 경우가 늘고 있다"며 "새 아파트는 공급마저 줄고 있어 당분간 신축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