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심화" vs "반사이익"···전기차 화재, 호재인가 악재인가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中 업체 1·2위 차지

2024-08-07     김수현 기자
전긴차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이어 충남 금산의 주차타워에서도 전기차가 불이 나자,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인천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났던 전기차가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판명되며, 배터리 업계는 이번 사건이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의 타개책으로 작용될지 국내산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될지 의견이 양분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현재 전방 산업의 캐즘과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SNE리서치가 올해 상반기(1~6월)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 분석한 결과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은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CATL이 29.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의 BYD(15.8%),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14.9%), SK온(5.5%)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며 캐즘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이 문제시되자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 업계는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를 낙점했던 전략을 대폭 수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으로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 개편이 되기까지는 수일이 걸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반면 안정성 문제로 국내 배터리 업계가 반사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 대신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한국산 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차량 화재에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됐는데, 국내 업체들이 높은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배터리 시장의 수요 둔화를 심화 시킬 수 있지만, 전동화 흐름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저가형 중국산 대신 국내 업체들이 유리한 위치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가 1610만대로 성장률이 2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화재 역시 일시적인 수요 감소의 원인이 될 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자동차 제조사들이 성능을 개선하고 가격을 낮춘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수요 둔화는 내년 중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