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넘어선 전립선암···제약바이오업계, AI로 치료한다

2023년 전립선암 환자 수 13만5119명으로 폐암 넘어 AI 활용시, 불필요한 검사 과정 단축하고 정확도 높여

2024-08-09     권서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고열량 지방 섭취 증가, 고령화, 유전적 요인 등으로 전립선암 발생이 증가하자 제약바이오업계는 인공지능(AI)를 이용하거나 방사성 치료제를 이용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립선암 환자 수는 2023년 13만5119명을 기록하며 2021년 11만736명보다 늘었고 2023년 폐암 환자 수(12만7950명)로 전립선암이 2021년 국내 남성 암 환자 수 1위이던 폐암을 2년 만에 뛰어넘었다.

또한 중앙암등록본부는 연간 6%가량 전립선암이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전립선암이 남성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는 전립선암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바이오 기업 유빅스테라퓨틱스로부터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UBX-103'의 기술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후보물질은 전립선암 환자에서 과발현 또는 과활성화된 안드로겐 수용체(AR)를 분해함으로써 전립선암을 치료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적단백질분해 기술을 활용한 다음 세대 치료법 개발을 위해 기술교류 및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더 나은 옵션을 제공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디앤디파마텍의 관계사 지알파(z-alpha)는 최근 중국에서 디앤디파마텍이 현물 출자한 방사성 항암 치료제 'ZA-001'의 초기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이번 개시된 ZA-001의 초기 임상은 본격적인 임상 1상에 앞서 약물의 초기 안전성과 내약성을 사전 평가하기 위해 소수의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시험이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알파 방사성 동위원소인 아스타틴-211을 기반으로 한 방사성 치료제인 ZA-001의 안전성과 초기 약효를 확인할 계획이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미국에서 임상계획 신청서(IND)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퓨쳐켐은 전립선암에 발현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방사성 치료 후보물질 'FC705'의 미국 임상 2a상과 국내 2상을 진행 중이다.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FC705는 전립선암에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전립선 특이 세포막 항원(PSMA)에 펩타이드와 치료용 동위원소 LU-177을 결합한 방사성 의약품이다. FC705는 혈관을 통해 암세포까지 도달한 후 LU-177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으로 전립선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을 나타낸다.

제이엘케이는 전립선암 AI 진단 솔루션 '메디허브 프로스테이트'의 미국 공급을 계획 중이다. 해당 솔루션은 전립선 자지공명(MR) 영상을 분석해 특이 항원 등을 분석하고 전립선암 진단에 도움을 준다. 이를 활용하면 전립선암 조직 검사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딥바이오는 AI 전립선암 분석 솔루션 '딥디엑스 프로스테이트'를 미국 연구 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염색된 전릭선 조직 생검 이미지를 분석, 암 병변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전립선암 등급을 분류해 중앙 비율을 측정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전립선암 환자는 미국에서만 연간 27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발생하고 한국에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립선암을 진단할 때 정확하지 않아서 조직 검사를 여러 번 해야 하는데 AI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과정을 단축하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며 "여러 회사에서 개발 중이지만 아직 국내에 해당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없어 업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