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상기후, 작년 이후 인플레에 10% 가량 기여"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발표 농림어업, 건설업 성장 1.1%p, 0.4%p씩 하락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 2020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지속 상승한 배경에 이상기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식료품과 과실을 중심으로 지난해에만 인플레이션의 10% 가량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농림어업과 건설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대부분 이상기후 현상이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2023~2024년의 평균기온은 과거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었으며, 이는 국내 이상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국내의 경우 최근 들어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논의가 시작돼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한은 전북본부의 기획조사팀과 금융안정국의 글로벌금융규제팀은 △이상고온 △이상저온 △강수량 △가뭄 △해수면 높이 등 5개 요인을 도출해, 해당 요인들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상기후 현상이 최근 들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지속성이 커졌다. 먼저 성장의 경우 과거에는 산업생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001년 이후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에 비해 크고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엔 이상기후 충격이 산업생산 증가율을 12개월 후 약 0.6%p 정도 하락시켰다. 이 중 농림어업은 최대 1.1%p, 건설업은 최대 0.4%p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의 경우 이상기후 변화가 과거와 최근 기간 모두 인플레이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최근엔 영향력 크기가 적은 반면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긴 특성이 나타났다.
이는 FTA 등을 통한 수입증대에 따른 농축수산물 관련 대체효과가 커지면서, 이상기후 변화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중 식료품 및 과실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으며, 지난해 중반 이후 이상기후가 물가에 미친 영향력이 확대됐다. 그 결과 지난해 이후 이상기후 충격이 인플레이션에 10% 정도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이상기후 현상이 타지역에 비해 심했던 제주와 강원의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지속성이 과거 대비 커지는 비대칭성이 관찰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상기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지속성이 커지며 시간상의 비대칭성이 관찰됐다"며 "산업별로는 농림어업과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컸으며, 물가 측면에선 2020년 이후부터 인플레이션을 지속 상승시킨 요인으로 분석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