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생숙→오피스텔로 전환 성공

수분양자에게 부과 예정이었던 이행강제금 이번 용도 변경으로 사라져 시행사, 오피스텔 기준 부합 주차장 확보하고 150억원 기부채납 계획 마련

2024-08-21     박소다 기자
올해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서울 내 생활형 숙박시설(이하 생숙) 가운데 처음으로 오피스텔 용도 변경에 성공했다. 생숙을 주택용도로 활용할 경우 올해 말부터 이행강제금을 내야 했지만 오피스텔 전환으로 수분양자들은 이 같은 부담이 불필요해져 한시름 놓게 됐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도시건축공동위원회(공동위원회) 수권소위를 열고 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 마곡동767-4·5 일원 2만810㎡ 용지 내 들어서는 건축물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허용 용도에 오피스텔을 포함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5개 동, 지하 6층~지상 15층 876실 규모다. 2021년 8월 분양 당시 전용 84㎡의 분양가가 16억원대로, 57만명 넘게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657 대 1에 달했다.

생숙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도 아니다 보니 당시 아파트 대체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당첨 후 바로 전매도 가능했다.

그러다 국토부가 2021년 생숙의 주거 용도 사용을 금지하고, 건축물 가액의 10% 내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예고하면서 건설사 롯데건설과 분양자 간 갈등이 불거졌다.

시공자이자 사업시행사 마곡마이스PFV의 최대주주(지분율 29.9%)이기도 한 롯데건설은 올해 4월 상당수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사기분양 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실거주할 수 있다고 속였다"는 이들 수분양자들의 주장에 롯데건설은 "주택용도로 활용할 수 없음을 명시했고 확약서도 징구받았다"고 맞섰다.

관할 구청인 강서구에는 수분양자들의 민원이 빗발쳤고, 당초 이번 지구단위계획도 지난달 25일 공동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용도 변경에 따른 주차장 확보 기준도 변경하라는 취지로 보류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사는 기존 롯데캐슬 르웨스트 주차장 내 빈 공간을 활용해 주차 대수를 늘리는 한편 인근에 함께 사업시행을 맡은 상업시설의 주차장을 야간에 공유키로 하는 등 오피스텔 기준에 부합하는 주차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생숙에서 오피스텔로 용도가 변경된 데 따라 감정평가도 달라지면서 사업시행사는 올라간 가치을 산정, 150억원 가량을 기부채납격으로 공공기여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서울시는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오피스텔을 허용하는 용도 계획과 이에 따른 주차장 확보 기준을 변경하는 주민 제안 내용으로, 마곡지구 내 생활숙박시설 및 오피스텔 현황 분석을 통해 종합 검토했다"고 말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서울시의 전향적 결정을 끌어내면서 롯데건설은 수분양자들과의 갈등, 잔금 미납 등 여러 골칫거리에서 벗어나게 됐다.

특히 올해 말부터 생숙을 주택용도로 활용할 시 시가 표준액의 10%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잔금 납부를 포기하는 수분양자들이 속출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었다. 잔금 납부가 되지 않으면 시공사 역시 약속된 공사비를 받기 어려워지는 만큼 롯데건설은 행여 떠안을 뻔했던 '대출금 폭탄'을 피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용도 변경은 서울 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전국 생숙 수분양자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생숙 10만여실 중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 건 단 1000여실에 불과한 실정인 만큼, 실제로 전국 생숙 수분양자들은 올해 말 이행강제금 부과를 앞두고 최근 정부에 적극적인 용도 변경 또는 생숙의 준주택 포함 등을 강력히 요구하며 연일 길거리 집회를 감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