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휘발유 안 태워도 즐겁네"···포르쉐 첫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새 전기차 플랫폼 PPE 적용···터보 모델 기준 최고 639마력, 최대 115.2kg.m 매서운 가속과 재빠른 토크 분배, 탄탄한 하체로 역동성↑···무게 안 느껴져

2024-09-02     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공차중량이 2.5톤(t)에 이를 만큼 무거운 무게를 지니고 있지만 가속은 맹렬했고 거동은 예리했다. '전동화 시대에서도 포르쉐 고유의 운동 성능은 변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달 30일 용인 서킷에서 마칸 일렉트릭을 시승했다.

포르쉐는 역동적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만들고자 새 전기차 플랫폼 PPE(Premium Platform Electric)를 개발했다. PPE는 800볼트(V) 전압을 적용해 빠른 충전을 지원한다. 중국 닝더스다이(CATL)의 각형 셀로 만든 100kWh(킬로와트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최대 270kW(킬로와트) 출력으로 급속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퍼센트(%)→80% 기준 21분. 100%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는 유럽 기준 최대 641킬로미터(km)다. 놀라운 수치지만, 인증 기준이 엄격한 국내에서는 500km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모터는 독일 보쉬의 것을 사용한다. 최상위 모델인 터보만 리어에 자체 제작 모터를 단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마칸 360마력, 57.4킬로미터그램(kg.m) △마칸 4 408마력, 66.3kg.m △마칸 4S 516마력, 83.6kg.m △터보 639마력, 115.2kg.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마칸 5.7초, 마칸 4 5.2초, 마칸 4S, 4.1초, 마칸 터보 3.3초다. 시승한 모델은 마칸 4와 터보로, 특히 터보가 매서운 가속을 선사했다. 순간적으로 몸이 좌석에 파묻힐 만큼 강력한 모터의 힘에 유쾌한 전율이 스멀스멀 밀려들었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건 아니었다. 전자 제어식 트랙션 매니지먼트 덕분에 휠 스핀 없는, 언제 어디서나 예측 가능한 달리기 실력을 접할 수 있었다. 이는 100kg.m 이상의 엄청난 토크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뒤축 디퍼렌셜 록을 전자적으로 제어해 굽잇길에서 민첩한 몸놀림을 구현하는 토크 벡터링과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는 에어 서스펜션도 운전 재미를 돋웠다. 스티어링 휠 역시 무거운 편이었다. 몰면 몰수록 ‘이게 2.5t에 이르는 무거운 차가 맞나?’ 싶었다. 마칸 4는 터보 대비 덜 극적이었지만, 충분한 가속과 거동을 제공했다.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드라이브 모드를 바꿀 수 있는 스위치는 스티어링 휠에 달아 쉽게 변경 가능했고, 현재 속도와 남은 주행거리 등 주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는 12.6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간은 1열뿐 아니라 2열도 넓었다. 차체 길이×너비×높이는 4784×1938×1622mm다. 휠베이스는 2893mm. 이해를 돕기 위해 현대차 SUV와 비교하면, 중형 싼타페보다 작고 준중형 투싼보다 크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540ℓ(리터)다.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1348ℓ로 늘어난다. 프렁크 용량은 84ℓ다.

가격은 마칸 9910만원, 마칸 4 1억590만원, 마칸 4S 1억1440만원, 마칸 터보 1억3850만원부터 시작한다. 현재 계약을 받고 있고, 소비자 인도 시점은 올 4분기라는 것이 포르쉐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한편 포르쉐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포르쉐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는 마칸 4에 한 해 스마트 리스·할부를 진행하고 있다. 차량가 1억2500만원, 계약기간 36개월, 선납 30%, 잔가 50% 기준 월 납입금은 116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