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②] '블랙먼데이' 야기한 엔화 강세···"향후 영향 제한적"

달러당 160엔에서 142.6엔으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엔고 지속에도 국내 영향 제한적···"앤캐리·차입 적어"

2024-09-12     신민호 기자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엔화가 급격히 강세 전환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향후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2일 한국은행은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엔화 강세가 원·달러 환율이나 국내 자본유출입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엔화는 2012년 말 이후 추세적인 약세 흐름을 보였다. 특히 올해 6월 말에는 달러당 160엔까지 상승(절하)하며, 지난 1986년 이후 약 37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들어 엔화가 급격히 강세 전환, 약 한달만에 146엔선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142.6엔선까지 절상(하락)한 상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반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일본 외환당국 역시 엔화 절하가 일본 경제에 더 이상 득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공유, 최근 금리 인상에 이어 대규모 시장안정화조치를 단행키도 했다. 그 결과 지난달 초 급격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대규모 증시폭락사태가 발생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엔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국제총괄팀은 당분간 엔화가 미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며, 위험회피심리 확산시 추가 절상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엔·달러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국제총괄팀 관계자는 "현재 5.25%포인트(p)인 미·일 금리격차가 연말까지 75bp(1bp=0.01%p) 이상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계 글로벌 채권투자자금의 본국 환류가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엔화 선물의 과매도 포지션이 상당부분 정리됐고, 일본과 여타국 간 절대적인 금리차가 여전히 크다. 자금쏠림 등에 따른 엔·달러 환율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은 측은 엔화 강세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국제총괄팀은 "우리나라의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유입이 많지 않고, 엔화차입 규모도 크지 않다"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및 일본계 자금의 본국 환류가 발생해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측면에서도 "미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확산으로 원화가 엔화와 동반 강세 압력을 받을 수는 있다"며 "다만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강화 시에는 일본계 자금 환류 등으로 엔화와 엇갈리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