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임금 인상에···외식업계, '로봇 무인화·푸드테크' 바람

풀무원푸드앤컬처·아워홈·메가MGC커피·교촌에프앤비 무인화 최저임금 7년새 급격히 증가···조리로봇·서빙 로봇 도입 늘어

2024-09-26     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외식업계에 최저임금 인상과 고물가 여파로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푸드테크 기술을 활용한 노동시간 감소를 통한 가맹점의 생산성 향상에 나서기 위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외식업계의 무인화 열풍은 일선에서 일하는 가맹점주에 가파른 최저시급 인상 속도로 인해 점포 운영 비용 부담이 전가된 탓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년간 꾸준히 임금을 인상했다. 2018년에는 2017년에 비해 16.4% 인상된 7530원으로 타결했으며 2019년에는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했다.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05%), 2023년 9620원(5.0%)으로 나타났다. 2025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인상된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이 같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국내 주요 외식전문기업은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푸드테크에 주력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3D프린팅,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을 식품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외식업계는 푸드테크를 테이블 오더(주문)를 포함한 키오스크와 서빙로봇, 조리로봇, 원격 줄서기 시스템 등 외식 사업 분야에 접목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풀무원푸드앤컬처·아워홈·메가MGC커피·교촌에프앤비 등이 대표적으로 로봇을 활용한 무인화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우선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운영하는 안산, 이서, 함안, 현풍 등 15개 휴게소에서 로봇 바리스타를 운영 중이다.

풀무원푸드앤컬처 관계자는 "탐앤탐스 외 엘로펀트, 드롭탑, 비트 브랜드도 도입해 운영 중"이라며 "탐앤탐스, 드롭탑 매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 제품으로 운영중이나, 메가커피와 동일한 모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로봇바리스타 매출은 기기당 월평균 약 800만원 매출이 발생 중"이라고 밝혔다.

메가MGC커피 역시 두산로보틱스로부터 협동로봇 솔루션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메가MGC커피에 특화된 협동로봇 바리스타 솔루션 개발을 완료하고, 메가MGC커피 건대스타점에 처음 설치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양사가 협업해 개발한 협동로봇 바리스타 솔루션은 기존 메가MGC커피 매장 내 커피 제조공간 구조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직원 동선을 최소화했다.

그라인더 및 반자동 커피머신과 연계해 협동로봇이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서 다음 추출을 준비하는 연속 동작이 가능해 사람이 직접 만드는 속도로 커피를 제조할 수 있다. 양사는 향후 1~2개 매장에서 추가적인 시범운영을 진행한 뒤, 올해 상반기 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협동로봇 바리스타 솔루션 설명회를 진행해 운영결과와 효과성을 공유할 예정이다.

아워홈은 식자재 품질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제조 공정을 디지털화하고 자동화기기를 도입에 나섰다. 현재 전국 8개 제조 공장에 디지털클러스터 시스템을 도입해 공급사부터 소비자까지 전 과정에 걸쳐 통합 품질 안전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식품 품질 관리가 가능하다.

이에 더해 식자재 전처리 과정에도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여 더욱 체계적이고 경제적인 제조 공정을 구현할 계획이다. 아워홈은 브릴스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등과 인공지능(AI) 기반 감자 탈피 로봇을 개발할 계힉이다. 연구기간은 2027년 말까지 약 4년간이며 이후 상용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워홈 측은 "탈피 시스템 수요가 높은 제조 협력업체 등을 대상으로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시스템 활용 방안, 보완 대책 등을 마련해 연구 실효성을 높인다"며 "기존 감자 껍질 제거 공정은 원물 세척부터 탈피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졌으나 농산물 자동 탈피 로봇을 도입하면 노동 시간 감소, 농산물 폐기율 축소, 제품 품질 향상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치킨 튀김 과정을 수행하는 치킨 조리 로봇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2021년 10월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치킨 조리 로봇 개발했다. 치킨 조리 로봇은 교촌에프앤비 교육 R&D 센터 '정구관' 1곳, 교촌치킨 다산신도시1호점, 한양대점, 면목점, 상일점, 대구 태전점 등 교촌치킨 매장 9곳에 설치돼 있다.

교촌의 치킨 조리 로봇은 1차 튀김, 조각성형(치킨 조각에 붙은 불필요한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작업), 2차 튀김 과정 등 교촌 특유의 차별화된 튀김 과정을 모두 다루고 있다. 가맹점 내부 동선, 다양한 조리 상황 등 각 매장에 맞게 맞춤형으로 움직임 조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고 원격 접속 기능도 갖췄다. 최근에는 가맹점주의 불편사항을 반영해 개선된 치킨 조리 로봇을 교촌치킨 호평점과 교촌치킨 평내점 2곳에 추가 도입됐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호평점, 평내점에 이어 협동조리로봇 도입 가맹점을 확대해 나가며 IT 역량 강화를 통해 푸드테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