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잡아라···유통업계, '익일배송' 경쟁 불붙었다
"스타배송 vs 슈팅셀러"···G마켓·11번가, 익일 배송 경쟁력 제고 새벽배송 고비용 투자 리스크···익일배송 서비스 강화 전략 선회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유통업계가 당일 배송이나 새벽배송이 아닌 주문 접수 다음 날에 물건을 받도록 하는 '익일 배송'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간 쿠팡의 전유물로 여겨진 ‘익익배송’에 오픈마켓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기업은 새벽배송 대신 선택한 익일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새벽배송은 사업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신선 식품 유통을 위해선 냉동 물류 창고와 저온 유통체계(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현재 새벽배송의 경우 전국구 물류망을 갖춘 쿠팡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물류 인프라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직접 투자보다는 풀필먼트 센터 등 물류 인프라를 갖춘 대형 택배사와 협업에 나섰다. 풀필먼트센터는 상품 보관·포장·배송을 한번에 제공하는 통합 물류센터로 최근에는 자동화 시스템까지 도입돼 익일배송이 가능해졌다. 특히 대형 택배사와 협업을 통해 단축된 배송 시간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CJ제일제당·다이소는 지난해부터 자사몰에 익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11일 자사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 햇반 등 전 제품에 익일배송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내일 꼭! 오네(O-NE)는 오후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그룹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의 경기 동탄물류센터에 입점해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아성다이소도 지난해 12월 다이소몰을 통합해 열면서 한진택배와 손잡고 오후 2시 이전 주문시 익일(다음 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다이소몰과 샵다이소를 통합한 새로운 다이소몰을 오픈하면서 '익일 택배배송'을 도입했다. 다이소몰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평일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물류센터에서 해당 상품을 한진택배에 위탁해 다음 날까지 배송한다.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을하며 배송비는 3000원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G마켓과 옥션은 지난 26일부터 CJ대한통운과의 물류 협업을 통해 주문 상품의 도착일을 보장해주는 '스타배송'을 선보였다. 스타배송은 100% 도착보장을 목표로, 구매고객과 약속한 날짜에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다. 약속한 날짜보다 배송이 늦을 경우, G마켓이 직접 구매고객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
스타배송 서비스의 배송은 CJ대한통운이 전담한다. 판매고객은 빨라진 배송을 통해 대금정산 기간 단축, 판매증대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도착 보장일보다 배송이 늦어지면,고객에게 배송되는 송장 기준 배송 지연 1건당 1000원을 보상한다.보상금은G마켓과 옥션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스마일캐시로 지급한다.
G마켓은 스타배송을 베타 서비스 형태로 부분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대상 상품 및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CJ대한통운이 전담하는 G마켓의 익일 합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 상품에 스타배송을 먼저 도입한다. 시범 운영 단계의 스타배송은 평일 기준 오후 8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이 보장되는 ‘익일도착’ 서비스로 제공되는 셈이다. 스타배송 도착보장 상품만을 모아 놓은 전용관도 만든다. G마켓과 옥션의 메인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는 상설관이다.
11번가의 경우 2022년 6월, 기존 '쇼킹배송'을 새단장해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 출시했다. 현재 인천과 대전 지역 물류센터 운영 중(한진택배가 배송 담당)이며, 판매자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식(벤더 플렉스·Vendor Flex)을 활용 중이다. 올해 '슈팅셀러' 공개하며 오픈마켓 판매자 대상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 시작했다.
11번가는 '슈팅셀러'를 통해 더욱 확대된 익일배송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쇼핑 경험을 강화하고, 판매자는 물류 프로세스 일원화에 따른 물류비용 절감과 배송 경쟁력을 얻겠다는 일환이다. 슈팅셀러는 판매자가 물류센터에 제품 입고만 하면 보관·포장·배송·재고관리, 교환·반품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온·저온(냉장·냉동) 상품 보관에 최적화된 인천 내 11번가 물류센터를 통해, 판매자 상품을 입고 받고 온라인 판매에 필요한 물류 전 과정 대행한다. '슈팅셀러' 상품은 판매자가 지정한 주문 마감시간 전 주문 시 당일 출고해 바로 다음 날 고객에게 배송된다.
특히 '슈팅셀러'는 11번가 외 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발생된 주문의 물류 대행이 가능한 '멀티채널'형 서비스 제공한다. 판매자가 입점해 있는 판매 채널들의 주문 정보를 11번가가 자체 개발한 WMS(창고관리시스템)와 연동해 판매자의 물류를 일괄 전담하는 방식이다. 지난 8월 기준 슈팅셀러 계약완료 판매자(화주)수 타깃 대비 2.4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 슈팅셀러 상품 물동량도 서비스 공개(24년 3월) 대비 8월에 약 17.9배(1689%) 이상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