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종신보험 해약률 55.4%

2008-10-16     전종헌
98년 8만1673건→08년 3만6460건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cap@seoulfn.com>경기침체 속에서 종신보험 해약률이 급등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남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8년에 가입된 종신보험은 8만1673건으로 이중 2008년 9월까지 유지되고 있는 보험은 3만6460건으로 나타났다. 전체가입자의 절반이 넘는 55.4%가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것이다.  
 
생보사들의 종신보험은 대략 10만원(23세 남성기준, 사망 시 1억 원)의 보험료로 산정된 상품들이 많다. 매달 납입해야하는 보험료가 높다보니 계속되는 경기 악화 속에서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김모씨(49세)는 “장사가 되지 않아 가족들의 종신보험료를 납부하기 벅차다”며 “매월 4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힘들지만 해약하면 본전도 못 찾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붓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2000년대 초반 보험료 납입이 미뤄져도 관행상 보험 혜택이나 계약 유지가 이뤄지던 상황과는 다른 행태도 보험 해약률 증가에 한 몫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 상품 운영에 있어 2달 이상 연체하면 실효시키거나 자동으로 계약해지하고 있어 계약자들의 보험금 납입 압박이 갈수록 커가고 있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보험 분야 연구원은 “가족들을 위해 든 성격의 종신보험의 해약은 최대 마지노선으로써의 선택”이라며 “경기 위축 속에서 가정의 가계 지출을 줄여 보려는 자구책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종신보험 해약률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렬 NH투자 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기관의 신용위기가 진정되는 듯 보이지만 경기악화에 대한 관심 높아져 경기침체를 반영한 디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유가 환급금 지급 등으로 소비를 늘려 경기를 부양하려 하지만 증권사들은 국제적인 경기 침체 속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속의 물가 상승)의 조짐이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한편, 지난 15일 국감조사에서 이성남 의원에게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종신보험을 판매했던 보험사들 중 삼성생명과 금호생명의 해약률이 각각 40.3%, 42.3%로 나타났고 미래에셋생명과 라이나생명은 88.9%, 80.2%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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