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여론전·소송전으로 이어져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당초 주도권 쟁탈전 정도로 여겨졌던 양측의 갈등은 결국 고려아연의 경영권 쟁탈전으로 비화됐고,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여론전과 고소고발이 잇따랐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갈등에 금융감독원이 직접 "자중하라"고 경고할 정도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재 상황을 경쟁 과열 상태로 진단하고 불법행위 적발 시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날 "양측이 공개 매체 외적인 요소로 여론 비방을 펼치면서 경쟁 양상이 과열된 것"이라며 "공개매수 전이됐든 후가 됐든 양측의 시장질서 교란행위가 있으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공개 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면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강원의 당부에 고려아연 측은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당사의 기업 실적이나 가치, 경영진의 경영 능력 등을 허위 또는 왜곡하여 호도하는 등 근거 없는 루머성, 풍문성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도 즉각 멈춰주실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 동안, 저희 MBK 파트너스에 대해 중국계 펀드, 중국 자본, 중국에 매각할 것, 중국에 기술 유출 등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이 마구 이뤄졌다"며 이러한 루머들은 투자자들의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기에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윤범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관계는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놓고 양측이 여론전에 이어 고소고발까지 이어지면서 과열됐다. 지난 19일 고려아연의 주요 관계사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 외 사외이사 3명,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영풍정밀은 장 고문과 MBK파트너스 사이 계약으로 영풍은 손해를 보게 됐고, 그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장 고문이 크게 관여했다는 것이 주장이다.

이에 MBK파트너스 측 또한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소하며 맞불을 놓았다. 원아시아파트너스 사모펀드 투자, 해외 자회사 이그니오 홀딩스 관련 투자 결정, 씨에스디자인그룹과의 계약 체결 등으로 그간 경영 손실을 입었으며, 이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고소의 이유다.

한편, 법원이 공개매수 가능 결정을 내린다면 경영권 분쟁이 또 한 번의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 기간 동안(10월 4일까지) 법원에 고려아연을 포함한 관계 계열사들이 자사주를 매입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는 결정이 나온다면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 측의 매수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