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분쟁 '2라운드'···베인캐피탈, 최윤범 회장 측 FI로 참전
고려아연, 이사회 통해 자기주식취득과 이로 취득한 주식 소각 결정 최 회장 "공개 매수 통해 적대적인 공격으로부터 기업·주주 가치 제고"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가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영풍·MBK파트너스에 대항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베인캐피탈을 재무적투자자(FI)로 끌여들여서다. 베인캐피탈은 글로벌 10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운용자금만 150조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베인케피탈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만큼 공개매수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영풍·MBK파트너스로부터 고려아연 경영권을 지키려는 최 회장 측에 무게가 더해졌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적대적 매수를 통해 고려아연의 경영권의 빼았는 경우 고려아연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MBK파트너스 측이 최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자처분 신청'이 전부 기각됐다. 이에 이날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기주식취득과 이로 취득한 주식들의 소각을 결정했다.
간담회에 나선 최 회장은 "공개 매수를 통해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공격으로부터 기업의 가치와 주주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산업에 초래된 자본 시장의 혼란과 회사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수습하고자 한다"면서 "적대적 M&A로 우량 기업의 경영권을 빼았는다면 구조조정, 무리한 원가 절감, 기술 유출 등이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측이 단기적 투자 수익을 회수하기 위해 산업 내 고용 불안, 상생 협력 시스템 붕괴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개매수에 나서는 배경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보호를 위해 약 2조7000억원의 자기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면서 "자기 주식 공개 매수 취득 예정 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수의 15.5%인 320만9009주로, 1주 당 매수가격은 83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 매수를 통해 취득한 주식은 주주 가치 재고를 위해 전량 소각하기로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든든한 우군도 공개했다. '베인캐피탈'이 이번 공개매수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다고 공개한 것. 최 회장은 "베인캐피탈이 공동 매수자로 참여하기로 했다"며 "베인캐피탈은 43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 주식 수의 2.5%에 해당하는 51만 537582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의 경영과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 재무적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개매수 결정에 따라 고려아연은 15.5%의 목표로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동시에 베인캐피탈이 2.5% 목표로 매입을 진행한다. 총 공개매수 해당 주식은 18%에 해당한다.
고려아연 측은 "7% 인수로도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는데, 굳히 높은 매수 목표치를 설정했냐"는 질문에 "여러가지 고려했지만 7-8%를 확실하게 매입하기 위해,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높게 설정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풍은 이날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결의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행위기에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