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돌 맞는 에코프로, '기술 쿠데타'로 시장 주도 나서나
에코프로 창립 26주년 맞아···'기술 쿠데타' 전략 '주목' 에코프로비엠, 전방 산업의 수요 둔화로 실적 부진 지속 시황 악화에도 에코프로 그룹·에코프로비엠의 투자 이어져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에코프로가 오는 22일 26돌을 맞는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이차전지 업계가 속도 조절에 돌입하는 가온데 에코프로는 '공격적 투자'로 상반되는 모습을 보인다. '기술 쿠데타'를 통해 시장 선도 선도를 강조하는 송호준 대표의 전략이 캐즘 타파로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된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하이니켈 기술을 더 고도화시키고 미드니켈, LFP 기술은 더욱 발전시켜 '기술 쿠데타'를 일으키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혁신 기술을 강조했다. 이차전지 업계가 경영 생존을 목표하며, 인력 감축까지 고려하는 가온데 에코프로는 여전히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988년 서울 서초동의 작은 회사로 시작한 에코프로는 2003년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들의 단계별 국산화에 성공하며 업계에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2016년에는 사업 전문화를 위해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소재 전문 에코프로비엠을 물적분할했다. 2021년에는 에코프로의 환경사업을 인적분할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세우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은 전방 산업의 시황 악화로 실적은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증권업계의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적자는 284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5561억원으로 전망된다. 오는 4분기에는 어느 정도 실적 반등이 기대되나 수요 둔화가 이어지기 때문에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코프로비엠은 캐즘의 여파로 후폭풍을 겪고 있지만 미래 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투자는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유럽‧북미 등 권역별 규제에 따른 고객사의 현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하이니켈 같은 프리미엄 양극 소재부터 고전압 미드니켈, 리튬인산철(LFP) 등 중저가 양극 소재까지 복수의 신규 업체들과 제품 공급 및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 그룹 차원의 사업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중국의 리사이클 전문 업체 GEM과 손 잡고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 회사는 2017년 합작법인 '에코프로GEM'을 설립하고 경북 포항에 전구체 제조공장을 착공해 월 500t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다년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광물-제련-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모든 공정을 포함해 비용 절감 및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에코프로는 신사업에 진출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유상증자에 약 600억원 자금을 투입한다. 에코프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당 지원을 결정했으며, 이를 통해 그룹 내 이차전지 밸류체인 강화 및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환경사업을 넘어 반도체·이차전지 소재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유상 증자를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