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인니 시장 잡아라···뷰티업계, '할랄 인증' 확대

2026년부터 화장품에 할랄 인증 표기 의무화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장 규모 26억4770만달러 할랄 인증 4년마다 갱신, 2년마다 중간 검사 필요

2024-10-21     권서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뷰티업계는 인도네시아가 2026년부터 화장품에 할랄(Halal) 인증 표기를 의무화함에 따라 관련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할랄 인증이란 제품과 서비스가 이슬람 식이법과 윤리 지침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인증제도다.

이번 인증 표기 의무화란 비인증 제품의 수입 금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할랄 여부에 대한 표시 강제'를 의미한다. 할랄 인증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화장품 수출이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할랄 인증 제품을 소비하는 무슬림이 전 세계 인구의 약 24%를 차지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선 인증이 필요하다.

21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기초화장품 시장 규모는 26억4770만달러였으며 2028년에 32억3602만달러의 시장 규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할랄 인증은 한번 받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4년마다 갱신해야 하고 2년에 한번 중간 검사도 받아야 한다. 중간 검사 기간 동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인증이 취소되기 때문에 인증을 갱신해 유지하는 것으로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 규모에 따른 매출과 신뢰도 상승을 위해 뷰티업계는 할랄 인증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0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피지오겔'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해 해당 제품의 일부를 할랄 인증받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로 수출했다. 또한 화장품 원료 중에선 계면활성제를 할랄 인증받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피지오겔 외 할랄 인증을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지만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을 주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이니스프리' 20여 개 제품과 '해피바스' 대표 제품들에 대한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 현재 이니스프리 30여 개 제품과 신규 진출한 브랜드 '일리윤', 국내 생산 사업장에 대한 추가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인증 취득 후 '설화수', '라네즈' 등 주력 브랜드 할랄 인증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 무슬림협의회(MUI) 할랄 인증을 받은 이후 모든 제품을 할랄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등록한 누적 할랄 제품 숫자는 2380여 개에 달한다. 또한 코스맥스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MUI 할랄 심사원(LPPOM MUI)이 주최한 '할랄 어워드 2023' 시상식에서 '할랄 시스템 시행 우수 기업' 화장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화장품 매출은 491억원으로 화장품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도네시아 시장을 확대해 현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기초 제품을 생산하는 세종공장과 색조 제품을 담당하는 부천공장에 각각 2017년, 2020년에 '할랄 보증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2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 MUI의 인증을 획득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MUI 인증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할랄 화장품 시장 진출을 원하는 고객사의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고 고객사가 늘어가면 중동 현지의 건조한 기후 환경을 고려해 수분 공급 등 피부 장벽에 초점을 둔 더마코스메틱 라인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