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불확실성 확대에 1400원 '코앞'···美고용지표 주목
美 대선, 경기호조 등에 달러 104pt 상회···중동리스크도↑ GDP, PCE, 고용지표 등 예정···불확실성 속 상방압력 우세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가시권에 뒀다. 견조한 경기지표 속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지며 달러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낮은 국내 펀더멘탈이 원화 가치를 급격히 끌어내렸다는 진단이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10월 28일~1월 1일)은 상방요인이 우세한 가운데, 1400원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 경기지표 호조와 대선 관련 불확실성, 주요국 통화 약세와 지정학적 불안감 등이 달러 강세를 견고히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5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1.8원 오른 달러당 1390.5원에 개장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69.6원으로 출발해 오후 3시 30분 기준 1388.7원으로 상승 마감했으며, 장중 1390원을 돌파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 외에도 지난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1% 성장에 그치면서, 외국인 순매도 흐름이 지속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1400원을 돌파할 수 있느냐다. 미 대선을 앞두고 달러인덱스가 104pt를 상회하는 강세를 보인 가운데, 이번주에도 달러 강세에 우호적인 재료들이 예정돼 1400원 돌파가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주 예정된 이벤트를 살펴보면 30일 미국과 EU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 31일 미국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11월 1일 고용보고서와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예정됐다.
이 중 미국과 3분기 GDP 성장률(전기 대비)은 2분기(3%)와 유사하거나 소폭 상회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을 더욱 약화시켜 달러 강세를 지지할 재료다.
EU 역시 2분기와 유사한 0.2% 수준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미국보다 낮은 성장세로 12월 추가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으며, 이는 유로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고용지표다. 현재 시장에서는 10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11만1000명으로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9월(25만4000명)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강달러 랠리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한 고용지표가 약화될 경우, 달러 강세가 제약될 것으로 관측된다.
ISM 제조업 PMI는 47.5로 전월 대비 0.3p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기준치(50)를 크게 하회하면서 비관적 흐름을 지속, 견조한 미국 경기라는 달러 강세의 대전제를 일부 해소할 전망이다.
다만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 환율 하단은 견고히 지지될 전망이다. 다음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둔 가운데 대규모 감세와 관세부과 등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성명문을 통해 이란의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유가가 하루새 2% 넘게 오른 상황이다.
달러당 153엔까지 절하된 엔화 약세 역시 영향을 미쳤다. 27일 진행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입지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금리인상기조마저 제한될 것이란 전망에, 엔화를 비롯한 일본 증시 약세가 촉발됐다는 진단이다.
종합하면 견조한 미국 경제 흐름에다 미국 대선부터 중동리스크까지 달러 강세에 우호적인 재료들이 부각되면서 강달러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로와 엔화 등 주요국 통화의 약세가 이어지는 등 강달러를 제지할 마땅한 재료가 부재한 상황이다.
다만 1400원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당국 개입 경계감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번주 말(11월 1일) 발표되는 10월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될 경우 하단이 지지될 전망이다. 이번주 예상밴드는 1380~1410원이며, 단기적으로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과, 중동발 유가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75~1405원
이번주 다수의 주요 경제지표를 앞둔 가운데 경계감에 환율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말 사이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공격과 일본 자민당의 과반수 확보 실패 등으로 달러 약세 요인도 부재한 상황이다.
다만 급격한 환율 상승 흐름에 당국 경계발언이 이어지며 상승도 제한됐다. 하단이 지지되는 무거운 흐름을 보일 전망이며, 시장에는 보수적 심리가 유지될 듯하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 1375~1395원
기본적으로 상방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지만, 1400원 레벨에서 당국의 제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말에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됐고, 다음주 미국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대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추세적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60~1420원
미 대선 리스크가 글로벌 외환시장을 지배한 가운데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주요지표가 국채 금리는 물론 달러화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1400원 진입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 신용리스크 안정세 등을 고려할 때 1400원 진입이 큰 위험시그널은 아니다. 오히려 중동리스크로 인한 유가 추가 상승폭이 단기적으로 큰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