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해리스, 美 대선 결과에 촉각 곤두 세우는 배터리업계
해리스 정부, 국내 기업에 더 우호적인 환경 조성 가능성↑ 배터리 업계, 대선 결과 주시···"사업 방향 즉각적 변경 어려워"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지난 5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나 세부적인 전략 차이로 인해 국내 산업에 주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선거 발표가 임박하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바탕으로 강력한 보호무역주의가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해리스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가며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등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보조금을 주는 IRA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이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화석 연료를 비롯한 전통에너지 중심의 산업 확대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이에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유지되며 국내 기업에 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유지되며 변수는 줄어들 수 있으나,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전기차의 보편적 보급에 반대했기에 관련 정책에 속도 조절이 있을 전망이다"며 "트럼프 후보의 경우 IRA 전면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해리스 후보보다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국의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가 미국 공장 설립 등으로 60조가량을 투자하기로 약속한 상황에서 국가 신뢰상 이를 전면 백지화하는 것을 어려워 보인다"며 "추가 투자 또는 일자리 창출 등의 요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대선 결과에 집중하는 이유는 국내 자동차 수출 중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123억4500만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의 50.8%를 차지했다.
배터리 업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IRA 보조금 지급 이전에도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으며, 대선 결과에 따라 IRA가 바로 없어질 가능성도 낮다"며 "IRA 때문에 미국에 진출한 것도 아니기에 보조금이 축소된다고 해서 바로 사업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