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아파트가 바닷물 막아줘 우린 안전" 시행사 초빙 전문가 막말에···초토화된 마린원 설명회
[서울파이낸스 (부산) 조하연 기자] 마린원PFV가 시행하는 해운대 마린시티 51층 업무시설 '지하 8층 공사'의 안전성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마린원PFV 측이 제니스 비대위와 지난달 23일 연 간담회에서 시행사 측이 섭외한 전문가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간담회가 중단될 정도로 아수라장으로 만든 해당 발언에 시행사 측은 당시엔 현장에서 '실언'으로 취급했고 이후 비대위 측에 보낸 서면 답변에선 '주민들이 이해를 잘못한 것'으로 해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명회에서 마린원PFV는 지하 8층 공사의 안전성을 설명하기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발표를 진행했다. 토목공학 전문가로 소개된 A 박사는 이날 시행사를 대신해 지하 8층 공사의 공법을 설명했다.
A박사는 지하 8층 공사의 안전성을 설명하며 △CIP공법(주열식 콘크리트파일)을 통한 저진동, 저소음 암반굴착 △중압식 차수로 지하수 및 토사유출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설명이 지나치게 시행사의 입장에서 진행된 데 있었다. A박사의 설명은 대체로 51층 업무시설의 안전성이 얼마나 담보되는 지를 전달한 것일 뿐, 인근의 해원초등학교와 제니스, 선프라자, 아이파크 등의 안전 우려는 설명되지 못했다는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가장 큰 우려 중 하나인 '초대형 싱크홀 발생'과 관련, 한 주민이 "바로 코 앞에 바다가 있는데, 해당 공법을 사용했을 때 바닷물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라고 묻자 A박사는 "퇴적층이 바닷물과 연계가 있을 수 있는데, 이쪽 사업주(마린원PFV) 입장에서 보면 아이파크와 제니스가 바닷물을 막아주고 있다. 게다가 홈플러스를 만들 때(부터 가지고 있는) 땅 속에 있는 슬러리월이 또 한 번 (바닷물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A박사의 해당 발언에 주민들은 순간 잘못 들은 것인 줄 알았다는 후문이다. 한 주민이 "그러니까 거기(51층 업무시설)는 안전하겠지. 여기(아파트)는 위험하지 않나. 문제는 그걸 이야기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A박사는 "이쪽 사업자(마린원PFV) 쪽에서 아주 안전하게 해내면 괜찮다"고 말했다. 대답이 되지 않자 또 다른 주민이 "저희가 막아줘서 그런가"라고 한 번 더 묻자 A박사는 "좀 그런 면이 있다"고 겸연쩍게 말했다.
아이파크와 제니스 아파트가 바닷물을 막아줘 51층 업무시설 공사는 안전하다는 설명을 들은 제니스 아파트 주민들은 헛웃음에 이어 고성을 지르며 시행사 측에 항의했다. 간담회는 수분간 중단됐으나 시행사 측은 현장에선 해당 발언이 주민의 '오해'와 A박사의 '실언'이었다고 해명했다.
마린원PFV는 간담회 이후 제니스 비대위에 보낸 자료를 통해 "제니스아파트 신축공사 당시에 해수를 차단하기 위해 제니스와 해안 사이에 설치해 현재 지중에 존치돼 있는 슬러리월 벽체가 해수 침투에 대한 차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수 침투 및 지반이 연약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설명을 드린 바 있는데, 주민들께서 이를 당시 설명과는 다르게 '바깥쪽에 있는 제니스아파트가 위험을 막아주고 있다'는 내용으로 이해하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마린원PFV가 이날 초빙한 A박사는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지반조사 △지하안전영향평가 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의 대표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