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임종룡 회장 재임 시에도 '손태승 불법대출' 확인"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현 회장과 현 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 거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손 전 회장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현 경영진의 책임론을 재차 꺼내든 것이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결과를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관련 불법대출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 행장과 현 회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거래가 있는 것들이 검사 과정에서 확인돼서 지금 중점 검사사항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불법이나 비리 의혹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런 문제가 제대로 이사회에 보고됐는지, 이사회 통제기능이 작동했는지, 이사회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왜 안 했는지 점검해보려고 노력 중으로 12월 중 검사 결과를 말씀드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8월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 등에 616억원의 대출을 취급했고 이 중 350억원이 부정한 대출로 파악된다는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70억~10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당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파악됐는데, 금감원도 지난달부터 진행한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에서 추가 부당대출건을 확인한 것이다. 추가 불법대출이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도 계속 이뤄졌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다만, 이번 부당대출과 관련한 임 회장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있는 게 아예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은행들이 제출한 책무구조도와 관련해선 "지주와 자회사 간 적절한 지배구조에 따른 통제는 지주에서 하는 게 맞기 때문에 실질적인 의미로 (내부통제)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권고·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에 대해선 회계감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영풍 측에서 환경오염 이슈 관련 손상차손 미인식 등 회계상 문제점이 발견돼 이번주부터 감리 전환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결론 내려고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영풍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을 두고는 "금산분리 관련 화두를 던지고 있다"며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 관련 부작용을 중심으로 당국이 고민을 해왔는데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해 부작용이 많았는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야권이 추진중인 상법 개정과 관련해선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주주보호 원칙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도 했다.

이 원장은 "100만개 넘는 기업들 모두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상법을 개정하는게 적절한지 의문을 갖고 있다"며 "돌이켜 보면 상장법인의 합병, 물적분할이 이 논의(상법 개정)의 발단이 됐는데, 구체적으로 합병·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 등에서 적정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방식으로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