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美 로보택시 사업철수···웨이모 반사이익에 현대차 영향력 커질까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미국 완성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가 무인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 사업에서 철수한다. 기술개발을 위한 장기적 투자여력이 부족하고, 경쟁사 구글 웨이모의 공격적 사업확장에 따른 입지축소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GM 철수에 따른 웨이모의 시장 영향력 확대에 따라, 자율주행차 위탁생산을 통해 웨이모 로보택시를 생산하는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1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1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로보택시 기술개발을 위한 추가적인 자본투자는 없을 것"이라며 사업철수를 발표했다. GM은 기술개발까지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자본이 더 필요하다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GM은 2013년 로보택시 사업담당 자회사 크루즈를 세웠고, 10여 년간 100억달러(약 14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 결과 작년 8월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으로부터 샌프란시스코시 연중무휴 운행을 허가받았다. 이는 24시간 로보택시 운행이 가능한 첫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두 달 뒤 보행자를 덮치며 중상을 입혔고, 이 사고로 사업이 크게 위축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은 '연중무휴 운행은 시기상조'라는 비판 여론에 결국 크루즈에 부여했던 사업권을 박탈했다. 이 일로 최고경영자(CEO) 카일 보그트 등 주요 임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로이터는 "크루즈의 사례를 보듯, 로보택시는 수백억달러를 투입하고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난이도가 높은 사업"이라면서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고, 구글 웨이모 등 쟁쟁한 업체와도 계속해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므로 GM 경영진에서 사업철수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크루즈의 퇴장으로 미국 로보택시 시장은 당분간 웨이모 독주체제로 굳어질 전망이다. 웨이모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 등 미국 주요 대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웨이모가 현대차와 체결한 자율주행차 위탁생산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웨이모는 지난 10월 현대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6세대 완전자율주행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5에 적용해 로보택시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GM의 로보택시 사업철수가 현대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웨이모 영향력 확대에 따른 차량 수요 증가는 현대차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협력 관계도 더욱 돈독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GM은 로보택시 사업 부문을 흡수해 시판 차량용 자율주행기술 슈퍼크루즈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메리 베라 GM CEO는 "로보택시 시장을 선도한 크루즈는 GM의 연구개발 및 제조 역량과 하나 돼 슈퍼크루즈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