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 인천 동구 원도심 문화·볼거리 가득···"막걸리 만들어 보실래요"

차이나타운 인천 중구 바로 옆동네...국내 최대 성냥공장 있던 곳에 박물관 낙조 핫플레이스 만석·화수 해안 산책로...내년엔 복합건축물 완공해 편의성↑ 인천 막걸리 체험 꿀주당 앞장서...“경종에게 바친 건강주 ‘칠선주’ 있었다”

2024-12-14     김무종 기자
인천

[서울파이낸스 (인천) 김무종 기자] 애연가에게 필수품인 라이터가 없던 시절인 과거엔 ‘조선’, ‘인천’ 등 각종 성냥들이 있었다. 공항 출국할 때는 라이터 압수 때문에 이 귀한 성냥을 어디서라도 구하게 된다면 레어 아이템처럼 가방에 잘 보관해 국내외 공항을 유유히 빠져 나가곤 한다. 

인천은 국내에서 성냥을 가장 많이 생산한 곳 중 하나다. 그 스토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인천 동구 배다리 일대에 위치한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이하 성냥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작 브랜드는 서울 기업(서울마포성냥공장)이 ‘인천’을 사용했고 배다리마을 소재 주식회사인촌조선은 ‘조선’ 브랜드를 사용했다.

인천

어린 노동자 들이 가족 생계를 돕기 위해 고사리같은 손으로 성냥을 만들던 곳. 그 노동의 노곤함과 피곤함을 박물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 성냥박물관이 있는 거리를 걷노라면 타임머신을 탄 듯 과거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차이나타운, 일본과 중국 조계지 등이 있는 옆동네 인천 중구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인천 원도심 인천 동구에서 인천의 유전자, 헤리티지가 느껴진다.

인천

헌책방이 아직까지 있는게 신기하다. 이것저것 파는 문방구는 지나가는 아이들 무리들이 금방이라도 뛰어들어갈 것 같다.

우연히 마주친 골목은 과거 여인숙 골목이었는데 이곳에 미술 전시관을 만든 것도 이채롭다. 인천 동구의 명소를 알리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시티투어 버스를 탄 듯 단기간에 핫플레이스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인천

미술관 바로 옆에 공동 빨래터 자리는 카페 안에 있다. 빨래하며 삶의 노곤함과 시어머니 잔소리를 방망이로 두들겨 패며 이겨내는 아낙네 소리들이 들리는 듯 하다. 카페는 아늑하다.

전통주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 지역 막걸리가 있지만 인천하면 왠지 생각이 안난다. 금창막걸리를 내놓고 있는 나윤경 꿀주당 대표는 인천 동구에서 소규모 양조장을 운영하며 막걸리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술 작가를 자처하는 그는 “인천에도 막걸리가 있었다. 경종에게 올리던 칠선주”라며 “우리 전통술은 향을 중시한다. 막걸리 제조를 체험해 보며 손맛에 따라 달라지는 막걸리 향들을 느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나 대표는 조선시대 인천의 명주인 ‘칠선주’ 복원에 성공하기도 했다.

나윤경

그는 5명 이상 체험 클래스를 운영한다. 기자도 짬을 내 배워본다. 고두밥에 물, 효모, 누룩 등을 섞어 만들어 집에 가져왔다. 이젠 기다릴 차례다. 가만히 기다려서는 안된다. 2~3일은 하루 최소한 두 번 이상 휘저어야 한다. 효모 개체수를 늘리기 위함이다. 어떤 맛의 막걸리가 만들어 질지 궁금하다.

인천 동구엔 역사적 건물들도 보인다.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와 창영감리교회 안 각각 알렌과 여성 선교사들이 묵었던 고풍스런 건물, 한미수호조약이 체결된 화도진 공원 등이 그렇다.

하루 여행이 마무리 될 무렵, 만석·화수 해안 산책로에서 낙조를 즐길 수 있다. 주변에 HD현대인프라코어 등이 있는 산업단지여서 카페나 쉼 공간이 없어 아쉽지만 시원한 바다전경과 해넘이는 그것마저 위로해 준다.

동구청에서 이곳에 연계 복합건축물을 짓고 있어 완공되면 더 편리하게 주변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9월 완공예정인 만석·화수 해안산책로 연계 복합건축물은 1층 전시공간, 2층 카페, 3층 전시공간이 설치돼 지역주민들과 동구 방문객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영화 극한직업의 주무대(통닭집, 현 아울렛 팬시 자리)이자 소지섭이 다니던 광성고등학교, 류현진이 나온 창영초등학교, 길거리 미술관인 창영철로변 어울림 갤러리 등 이것저것 볼 것 많고 스토리 많은 인천 동구에 주말 인천 여행과 산책 코스로 괜찮아 보인다.

동인천역과 도원역에서 가깝다. 주변 맛집은 참새당, 배다리옛손만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