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안 가결···車·항공·방산업계, 불확실성 일부해소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산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만 탄핵 가결 이후에도 헌재 심리 등 불안정한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각심을 높인 채 경영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제조사들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노조 추가 파업 불안을 덜게 됐다. 현대차지부·기아차지부·한국지엠지부를 포함한 상급단체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는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 이후 추가 파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금속노조는 이달 5~6일 부분파업에 이어 11일에는 총파업을 단행했다. 현대차지부·한국지엠지부는 5~6일 주·야 2시간씩 부분파업을, 기아차지부는 11일 2만6000명에 달하는 전 조합원이 참여한 주·야 2시간씩 총 4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한 완성차 제조사 관계자는 "14일 탄핵안이 부결됐다면 노조의 추가 파업으로 생산 차질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었으나, 탄핵안 가결로 당장의 추가 파업 명분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원·달러 환율변동이 안정화할 것으로 보며 한시름 덜었다는 반응이다. 달러 결제 비중이 큰 항공사들은 원·달러 환율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서다. 실제 대한항공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때 연간 외화평가손실은 300억원가량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 이달 초까지 1300원대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발령 당일 145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143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파생상품 등을 통해 환율변동에 대응했지만, 단기적인 실적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항공업계 측은 "4분기는 전통적인 여객 비수기인데, 강달러 환경에서는 실적 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된 만큼 환율이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방산 업체들은 계엄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고자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주금액 할인, 보증기간 연장, 추가인력 파견, 납기일정 축소 등을 구매국에 제공한 것. 방위사업청(방사청)도 정치가 수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국에 서한을 보냈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핵심 구매국인 폴란드로 출장을 다녀왔다.
이는 국정 혼란으로 인한 지난 4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문 취소, 지난 5~7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및 야코프 발렌베리 스웨덴 방산 업체 사브 인베스터AB 회장 방한 취소 등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엄 사태와 같은 정치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업체와 정부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산사업은 정부 간 협상을 거친 이후에 이뤄져서다. 한국방위산업학회는 "미국은 상무부, 국방부가 함께 방산을 지원한다"며 "우리나라도 산자부, 외교부, 국방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