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①] 자영업자 연체율도 양극화···취약층 11.5% vs 非취약층 0.4%
자영업자 연체율, 2년새 0.51→1.7%로 '껑충' 고소득·고신용 비중 높지만···비은행 연체 3.51%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약 2년 만에 3배 이상 폭증한 가운데, 취약차주와 정상차주간 연체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고신용 차주들 비중이 커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저소득·저신용 차주 비중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의 채무상환능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선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분기 0.51%까지 떨어졌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올해 3분기 말 기준 1.7%로, 약 2년 만에 3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6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2022년 하반기(15.8%) 이후 증가세가 지속 둔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권별로 봐도 은행권과 비은행권 모두 대출 증가세가 각각 1.4%, 0.6%씩 둔화된 상태다. 특히 비은행 부문에선 상호금융을 제외한 모든 업권에서 대출이 감소했다.
문제는 양극화된 연체리스크다. 자영업자의 은행권 연체율은 0.51%에 불과하지만 비은행 연체율은 3.51%에 달한다. 또 비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0.42%인 반면,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1.55%로 매우 큰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자영업자 차주를 특성별로 살펴보면 고소득·고신용 차주가 각각 146만7000명, 217만6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46.9%, 69.6%에 달한다. 다만 최근 고소득·고신용 차주가 전년 말 대비 0.3%, 0% 증가에 그친 반면,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차주는 같은 기간 0.5%, 1%씩 증가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최근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차주 증감을 유형별 구분해 살펴보면, 기존 가계대출 차주가 사업자대출을 신규 차입하면서 자영업자 차주로 진입한 경우는 저소득에서 1만명, 저신용에서 2만4000명씩 감소했다.
반면 중소득·중신용 이상 자영업자 차주들이 저소득(하위 30%) 및 저신용으로 하락한 경우는 각각 2만2000명, 5만6000명씩 급증했다.
최근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차주 증가세가 금융기관의 신규 사업자대출 공급 확대가 아닌 기존 자영업자 차주들의 전반적인 소득 및 신용도 저하에 주로 기인했다는 진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량 차주들이 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을 크게 저하시킬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며 "다만 최근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증가한 점에 유의해, 자영업자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선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정부와 금융당국은 높은 이자부담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 대해 자금지원을 이어가는 가운데, 회생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채무조정과 재취업 교육 등 재기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