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마린시티 교통영향평가 '꼼수' 통과 들통··· 0.2초 차 F 면했다

2025-01-10     조하연 기자

[서울파이낸스 (부산) 조하연 기자] 올해 상반기 착공 예정인 부산 마린시티 업무시설 및 실버타운 공사의 교통영향평가가 졸속으로 통과됐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사부지 주변 주요 교차로들의 서비스수준이 0.2~3.8초 차이로 F등급을 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본지가 2023년 부산시가 통과시킨 51층 업무시설과 73층 실버타운의 교통영향평가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해원초등학교 앞 교차로로, LOS(서비스 수준)은 지체도 217.3으로 F로 구분된다.

도로의 질적 운행상태를 설명하는 개념인 LOS(Level Of Service, 서비스 수준)은 A~F까지 6단계로 나뉘는데, D등급은 "속도 및 방향 조작 자유도 모두 상당히 제한되며, 이 수준에서는 교통량이 조금만 증가해도 운행상태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보다 두 단계 떨어지는 F등급은 "도착 교통량이 그 지점 또는 구간 용량을 넘어선 상태다. 이러한 상태에서 차량은 자주 멈추며 도로의 기능은 거의 상실한 상태"라고 명시됐다.

F는 다시 3단계로 나뉘는데, 차량당 교차로 지체시간이 220초 미만인 경우 F, 220~340초 미만이면 FF, 340초 이상이면 FFF로 구분된다.

해원초 앞 교차로의 경우 FF 등급에서 불과 2.7초 모자란 수치다.

이와 관련해 비에스디앤씨의 마린시티 복합시설 개발사업 교통영향평가 자료를 통해 사업 시행시 주변 교차로의 서비스수준을 확인 분석한 결과, 해운대소방서 앞 교차로의 지체도는 98.2로 서비스 주준이 F의 기준에 1.8초 모자란 E등급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 앞 교차로는 96.2로 F기준에 3.8초 모자란 E등급, 대우마니라 앞 교차로는 F기준에 0.2초 모자란 E등급으로, 업무시설 및 실버타운이 준공된 후 2029년 주변 9개 도로 가운데 거의 절반 교차로가 0.2~3.8초 차이로 F등급을 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갈무리=조하연

시민단체와 마린시티 주민들도 부산시의 교통영향평가의 꼼수 행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9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문제시 되는 교차로의 2029년 서비스 수준이 각각 F와 FF 등급이 나왔다면, 과연 교통영향평가가 통과되었을지 의문"이라며 "낙제를 면한 평가라면 공정한 평가였을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개발계획의 전면 백지화, 전면재검토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