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차 부품사 매출 90조 돌파···생산유발효과 238조

협력사 237곳 경영실적 분석, 평균 매출액 3810억 협력사와 평균 거래기간 35년, 협력사 시총 11.6배↑

2025-01-21     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차·기아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에 해당되는 237개 협력사 매출액이 처음으로 9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이들 협력사의 2023년 매출액은 90조2970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90조원 선을 넘어섰다. 매출액 분석은 현대차·기아 국내 1차 협력사 중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현대차·기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10퍼센트(%) 미만인 업체들을 제외한 237개 중소·중견기업의 2023년 경영실적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협력사들의 매출액은 2023년 기준 현대차 매출액 78조338억원보다 12조원 이상 많은 규모이며,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액 136조5537억원의 66% 수준에 달한다. 매출액은 2000년대 들어 크게 늘었는데, 현대차·기아가 본격 성장궤도에 오르면서 협력사들도 함께 성장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2023년 매출액은 2001년 21조1837억원 대비 326% 급증했다.

현대차·기아와 함께 자동차 산업 밸류체인에 있는 협력사들의 외형과 내실이 성장함에 따라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 규모 확대는 물론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 역시 커지고 있다. 현대차·기아 측은 "생산 품목별 직·간접 경제 파급 효과를 추정할 수 있는 2022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분석 대상 협력사들 매출액의 국가 경제 파급 효과를 추계한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237조8000여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55조6000여억원에 달했다"며 "취업유발효과도 6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개별 협력사 대형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2001년 733억원이었던 이들 협력사 기업별 평균 매출액은 2013년 2391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3년에는 2001년의 5.2배인 3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매출 1000억원 이상 협력사 비중은 2001년 62개사(21%) 수준에서 2023년에는 과반을 훨씬 웃도는 160개사(68%)로 불어났다. 또한 거래소(KOSPI) 및 코스닥시장(KOSDAQ)에 상장된 협력사 수는 2001년 46개사에서 2023년 말 70개사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에서 17조4000억원으로 11.6배 커졌다.

재무안정성을 보여주는 자산규모 확대와 부채비율 개선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협력사의 기업별 평균 자산규모는 2001년 509억원에서 2023년 3378억원으로 6.6배 증가했으며, 평균 부채비율은 152%에서 110%로 42%포인트 낮아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협력사가 성장한 것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 증가에 따른 물량 확대와 함께 현대차·기아 협력사라는 신뢰도를 활용해 다른 해외 완성차 업체에도 공급량을 늘리는 등 다양한 매출원을 창출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기아는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완성차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철학과 장기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다양하고 실질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해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기아는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적인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중소 협력사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소 협력사에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영 개선 및 안정화 △전동화 시대를 대비한 사업 다각화 및 경쟁력 강화 △해외공장 구축 및 설비·운영자금 조달 △우수 인재 채용 등 다각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