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흑자 전환 눈앞···컬리, 지속 성장 '자신감'

설립 이후 첫 'EBITDA' 연간 흑자 전망 식료품 배송사업에서 화장·명품까지 확장 멤버스 혜택 '쑥'···"무료배송 쿠폰 31장" 서대문·강남에선 1시간 배송 '컬리나우'

2025-02-05     박소다 기자
김슬아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지난해 영업손실을 대폭 줄인 컬리가 올해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창립 이후 10년 만의 흑자 전환이다. 다만, 수익 개선을 위해 외형 성장 속도를 조절한 만큼 매출액 증가폭은 다소 둔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독형 멤버십 강화, 배송 서비스 확대 등 충성 고객을 유치하는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해왔으며, 올해도 이 같은 견고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1분기 5억원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을 기록하며 2015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2·3분기에는 각각 90억원,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기 모두 2023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각각 393억원, 351억원 축소됐다.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제외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3분기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첫 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역시 1~3분기 누적 1조6289억원을 기록해, 분기당 약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 증가폭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컬리의 매출은 △2021년 1조5580억원 △2022년 2조336억원 △2023년 2조727억원 등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컬리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식료품 새벽배송을 시작하며 '커리어 여성' 등 시간에 쫓기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했다. 식료품 사업의 성공 이후, 2022년에는 화장품 브랜드 '뷰티컬리'를 론칭했다. 뷰티컬리는 론칭 9개월 만에 300만명 이상의 구매자를 확보하며 주목받았다.

주 소비층의 니즈를 파악한 컬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자사 앱에서 루이비통, 보테가베네타, 버버리 등 해외 명품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30개 브랜드, 730여 개 의류 및 가방·패션 잡화를 판매 중이다.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직매입 방식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 입점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컬리가 이 같은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주 타깃 고객층인 30·40대의 높은 구매 충성도 덕분이다. 컬리는 재구매율이 70%를 넘을 정도로 이커머스 업계에서 충성 고객이 많은 대표적인 업체로 꼽힌다. 컬리의 누적 가입자 수는 1200만명에 달하며, 그 중 약 10%는 유료 멤버십(월 1900원) '컬리 멤버스'에 가입해 있다. 컬리에 따르면, 유료 멤버십 구독자들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또한, 멤버스 회원의 구매 전환율은 비회원보다 월평균 약 8배 높고, 평균 객단가는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컬리는 기존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신규 가입자에 대한 '웰컴 혜택'을 줄이고, 컬리 멤버스의 혜택을 강화했다. 매달 3장의 무료배송 쿠폰을 31일장으로 대폭 확대해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9만3000원(1건 배송비 3000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했다. 또한, 최대 46% 할인이 적용되는 '일일 특가'와 같은 멤버스 한정 판매 제품군도 확대했다.

고객 편의 향상의 핵심인 배송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지난 2일부터 기존 주 6일 운영하던 '하루배송' 서비스를 주 7일로 확장했고, 제주와 호남권까지 '컬세권'(컬리 배송 가능 지역)을 본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퀵커머스(즉시배송) 사업인 '컬리나우'도 지난해 시행됐다. 컬리몰에서 판매 중인 4500여 개 상품을 선별해 점포에 배치, 요청한 곳으로 1시간 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 서대문구 DMC점(2024년 6월 오픈)과 서울 강남구 도곡점(10월 오픈) 등 2개 매장이 운영 중이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허리띠 조이기식 수익성 개선이 아니라, 탄탄한 매출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