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韓 직진출 나선 C커머스···저가 전략에 소비자 피해 우려

1월 MAU, 알리 912만4000명·테무 823만4천명 "관련 업계 위협하고 경쟁 부추길 수 있어 우려" "저가 공략만으로 국내 시장 장악하기엔 한계"

2025-02-26     권서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와의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됐다. 중국 업체들이 내세우는 저가 전략이 국내 시장 장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품질 문제 등이 발생해 소비자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26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한국인 만 20세 이상 개인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 결제 추정 금액은 3조6897억원으로, 2021년 1조1103억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지난 1월 기준으로 종합몰 앱(네이버 제외)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쿠팡 3302만6000명 △알리익스프레스 912만4000명 △테무 823만4000명 △11번가 780만8000명 △G마켓 542만9000명 순으로, 국내 업체들을 앞질렀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레이 장 지사장을 선임하고, 오픈마켓 사업을 도입하면서 한국법인 임직원 수를 100여명으로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알리바바그룹은 2억 달러를 투자해 한국 물류센터 확보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신세계와의 합작법인도 발표했다. 이 합작법인은 오는 2분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12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가 에이블리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넓히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생산자 및 브랜드와 협력을 강화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테무도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한국 시장에 진입했다. 테무는 지난 18일 오픈마켓을 열고 한국인 판매자 모집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중국산 제품을 해외 소비자에게 직구 방식으로 판매했지만, 이제는 한국 제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투로컬(L2L) 사업을 추가했다. 한국에 진출한 후, 테무가 한국인 판매자를 모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인사, 총무, 마케팅, 물류 등 담당자를 채용하고 있다.

테무의

이커머스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 시장에 직진출한 이유에 대해 "한국 소비자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800만명을 넘어 성장하고 있고, 이미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한국 시장 진출을 통해 한국을 세계 여러 나라를 연결하는 물류기지로 활용하고, 고도화된 물류 시스템과 빠른 배송의 장점을 활용해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C커머스 업체들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위협하고 경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거대 자본을 통한 저가 공세로 결제 추정 금액이 계속 증가하며 점유율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판매 제품군이 아직 한정적이므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저가 전략만으로는 국내 시장을 장악하기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한 효율적인 유통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지 않으면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기업들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에 비해 물류나 유통 시스템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에 저가 전략을 사용한다"며 "저가 제품에서 유해 물질 검출, 개인정보 유출 등의 품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한국 시장 진출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이 미국 시장의 대안을 찾기 위해 한국 시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미국 시장이 축소되면서 그 대체 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에 유리하고, 경제 관계가 배타적이지 않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한 아이섀도 팔레트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의 65배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고, 테무에서 판매한 로봇 장난감 충전용 케이블에서는 기준치를 44.2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