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중도보수 정권···韓 전기차·배터리 '호재' 될까
기존 집권당과 연정···전기차 정책 이어갈 듯 자동차 산업 부양 위해 보조금 부활할 수도 "수요 확대로 국내 배터리 업계 부진 탈출"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최근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반대하는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제1당으로 올라섰다. 다만 연정 상대인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Grüne)이 전기차 확대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관련 시장 부정적 정책 발의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연합(EU)의 전기차 정책 변화도 다음 달 예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중도보수 CDU·CSU 연합이 28.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극우정당인 대안당(AfD)은 20.8%로 2위, 기존 집권당인 SPD는 16.4%로 3위, Grune은 11.6%로 4위를 기록했다.
다당제 국가인 독일은 단독 과반을 차지하기 어려운데,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연정은 필수적이다. CDU·CSU 연합은 선거 기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며 우려를 샀으나, SPD·Grüne과의 연정이 불가피해 전기차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발의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CDU·CSU 연합이 AfD와의 연정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만큼, 내연기관차로의 회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독일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보조금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독일 정부는 2023년 12월 예산 부족과 부채제동법(정부 재정적자를 GDP의 0.35% 이내로 제한)을 이유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현지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 4분기 18만8000대에서 2024년 1분기 12만5000대, 2024년 2분기 14만6000대, 2024년 3분기 13만5000대, 2024년 4분기 16만2000대로 분기 기준 2023년 4분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요 반등을 위해서는 보조금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해결하려면 연방상·하원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부채제동법을 수정해야 한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CSU뿐만 아니라 SPD·Grüne도 자국 자동차 산업 부양을 위해 부채제동법 수정을 원하고 있어, 소폭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독일 자동차 및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282만대, 57만대로 EU 내 점유율 1위"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월 EU 전기차 판매가 12만4000대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4.1%포인트 오른 15%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이 53.5% 급증한 3만5000대를 거두며 성장을 주도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는 "신차 출시 확대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다음 달 5일 EU가 전기차 보조금 및 기업용 차량의 전동화 비율 도입을 결정하면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봤다.
EU 전기차 시장 확대는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곧 배출가스 규제강화인 유로7도 시행될 예정이라서 EU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 350만대, 2026년 400만대, 2027년 440만대, 2028년 500만대, 2029년 580만대, 2030년 680만대로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현지에서 중저가 전기차 출시를 확대하고 있으며, 기아의 경우 이달 말 EU 남부 스페인에서 EV 데이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EU 전기차 시장이 1월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 증가로 국내 배터리 업계도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EU을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73.4% 급감한 영업이익 5754억원을, 삼성SDI는 76.5% 감소한 영업이익 3633억원을 기록했다. SK온은 영업손실 3594억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