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깜짝' 수입물가·FOMC '경계감'에 반락···엔비디아 3%↓·테슬라 5%↓

다우 0.62%↓·S&P500 1.07%↓·나스닥 1.71%↓ 경제 지표 '혼재'···산업생산 증가·수입물가 상승 국제유가, 사흘 만에 하락···금값은 '최고가' 경신

2025-03-19     박조아 기자
(사진=뉴욕거래소)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가 사흘 만에 반락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32포인트(0.62%) 내린 4만1581.3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0.46포인트(1.07%) 하락한 5614.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04.55포인트(1.71%) 떨어진 1만7504.1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고점 대비 10%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돌입했던 S&P 500 지수는 지난 14일과 17일 2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날 멈춰섰다.

나스닥은 지난해 12월 16일 기록한 전고점인 사상 최고치 2만173.89에 비해 13% 넘게 하락해 조정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이 이날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에 돌입해 19일 오후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월가 안팎에서 제기된 경기침체 우려에 연준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를 놓고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이에따라 그동안의 저가 매수세가 끊기고 대신 경계성 매물이 출회됐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미국의 2월 제조업 생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시행을 앞두고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입물가는 예상밖으로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통계 발표에 따르면 2월 미국의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이는 전월 증가율(0.3%)과 전문가 전망치(0.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산업생산은 지난 9∼11월 3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작년 12월 이후 3개월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자동차와 부품 등 제조업이 0.9% 증가한 결과다. 제조업 생산은 산업생산의 4분의 3을 차지하는데 자동차 및 부품 생산이 무려 8.5% 증가했다.

다만 이번 생산 증가가 트럼프 관세에 사전 대응하기 위한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도 있어 그 의미는 제한적이다.

반면 2월 수입물가는 깜짝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수입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직전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과 같고 시장 예상치 0.1% 하락을 크게 웃돈다. 노동부는 연료 및 비연료 수입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1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0.3%에서 0.4%로 상향 조정됐다.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34.4%를 유지했다. 50bp 인하될 가능성은 전날 마감 무렵 12.9%에서 10.2%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2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되기까지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와 의료건강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M7 빅테크는 전멸이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낙폭이 특히 컸다.

테슬라는 5.33% 급락했고 엔비디아도 3.43% 떨어졌다.

테슬라에는 악재가 겹쳤다.

숙적인 중국 비야디(BYD)가 5분 충전에 400km를 달릴 수 있는 충전기술인 ‘슈퍼 e플랫폼’을 공개한 충격이 컸다.

여기에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을 받는 완전자율주행(FSD)에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지커가 이날부터 무료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이어졌다.

전날 미즈호가 515달러에서 430달러로 목표주가를 낮춘 데 이어 RBC도 목표주가를 440달러에서 320달러로 떨어뜨렸다.

다만 RBC는 테슬라 수요 둔화 우려는 과장됐다면서 FSD 가격 인하, 로보택시 출하 등 호재 덕에 테슬라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RBC, 미즈호 모두 테슬라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연설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때문이다.

황 CEO는 '그래픽반도체(GPU) 기술 콘퍼런스(GTC)' 기조연설에서 하반기에 블랙웰 울트라, 내년 하반기에 차세대 반도체인 베라 루빈을 각각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급락한 가운데 M7 나머지 5개 종목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애플은 장중 0.5%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 중반 이후 약세로 돌아서 결국 0.61% 내린 채 장을 마쳤다.

알파벳은 2.20%, 마이크로소프트(MS)는 1.33% 떨어졌다.

메타플랫폼스는 3.73% 급락했고 아마존도 1.49%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함께 다른 AI·반도체 분야 주도주들도 낙폭이 컸다.

브로드컴이 2.99% 하락했다.

AI 방산업체로 각광을 받던 팔란티어의 주가도  제프리스가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하회'로 내리면서 2거래일간 이어진 급등세를 멈추고 3.96% 급락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사흘 만에 하락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부분적 휴전을 포함하는 단계적 휴전 방안을 추진키로 합의하면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1.01% 떨어진 배럴당 66.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72% 하락한 배럴당 70.56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금값은 또 최고가를 경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45분께 금 현물 가격은 전장보다 1.16% 오른 5온스당 3천36.25달러에 가래됐다.

금 현물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 사상 첫 온스당 3천 달러선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 3천38.26달러까지 오르며 종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금 선물 가격도 이날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장보다 1.2% 상승한 온스당 3천40.80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하면서 안전자산 수요를 촉발한 게 금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