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머스한의원 "출산 후 탈모 ···장기화 되면 기혈부족"

[서울파이낸스 박정현 기자] 출산은 여성의 신체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과정이다. 체형과 피부뿐만 아니라 모발에도 영향을 미치며, 많은 산모가 출산 후 탈모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 증가로 인해 모발 성장기가 연장되면서 풍성한 머리숱을 유지하지만, 출산 후 호르몬 수치가 정상화되면서 성장기에 머물던 모발이 갑자기 휴지기로 전환돼 탈모가 급격히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 3~6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일부 여성은 탈모가 장기화되거나 모발 성장 속도가 느려져 머리숱이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기도 한다. 이로 인해 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심리적 부담까지 더해져 자신감을 잃거나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지윤 발머스한의원 부산연산점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산후 탈모의 원인을 '기혈 부족'과 '어혈(瘀血) 정체'로 설명한다. 출산 과정에서 많은 혈액을 소모하면서 신체가 기력을 잃고 회복력이 저하되는데, 이로 인해 모발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탈모가 심화된다"며 "특히 출산 후 충분한 회복 없이 육아로 인해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 탈모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함께, 모발 건강이 신장(腎臟)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신장은 생명력과 정기를 관장하는 기관으로,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면 모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갑상선 기능 저하나 소화불량 등의 문제가 겹치면 탈모가 더욱 심화된다"고 전했다.

정지윤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산후 탈모를 단순히 두피 문제로 보지 않고, 전신 건강과 연관지어 치료한다. 치료의 핵심은 자궁 건강 회복, 기혈 보충, 어혈 제거, 신장 기능 강화에 있다. 출산 후에는 몸이 차가워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뜸 치료나 한방 온열 요법을 통해 중심체온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모근까지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출산 후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피로감과 함께 탈모가 심해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갑상선 기능을 조절하는 치료와 함께 소화기 기능을 개선하는 처방을 병행하여 영양 흡수를 원활하게 하고, 이를 통해 모발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발머스한의원에 따르면 가벼운 산책이나 명상, 요가 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좋으며,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탈모뿐 아니라 면역력 저하로 다른 건강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출산 후 탈모가 3~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두피 가려움·통증이 동반된다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고, 특히 △잠을 자도 피로감이 심한 경우 △산후 우울증이 동반된 경우 △소화불량과 어지럼증이 지속되는 경우 등은 전신 건강이 저하된 신호일 수 있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정지윤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출산 후 변화한 몸을 전체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산후 탈모로 고민하고 있다면,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몸의 균형이 깨진 신호로 보고 조기에 병원 방문을 통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