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업계3위' 전락이 걱정되는 까닭은...?

라이벌 대한에 급여 역전...업적둔화로 이어질까 우려

2003-01-01     이양우

교보생명이 자리잡고 있는 광화문 네거리 공평동1번지가 날씨만큼이나 스산하다.
교보사람들이 인사철등 마음이 심난할때면 소줏잔을 기울이러 즐겨찾는 피맛골에 들러 요즘 교보생명의 분위기를 한번 살펴봤더니 그랬다.
직원들의 사기저하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러다가 정말로 업계3위로 밀려날 것같아 걱정입니다
한 직원의 말이다.
도대체 무슨소린지 모르겠기에 그 까닭을 좀 상세히 말해달라고 했더니 솔직히 급여문제를 가지고 말하려니 자존심이 상한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업계1위 삼성생명과 급여격차가 나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때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혀 공적자금까지 투입됐던 대한생명보다 교보의 급여수준이 더 낮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급여수준이 3등이면 업적도 결국 3등되는 것아닙니까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교보생명 직원들은 누구나 자신이 업계2위 생명보험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월급쟁이의 가장 현실적인 삶의 가치척도인 급여에서 뒤지다 보니 모두들 기운이 빠져있읍니다

기자가 확인해보니 실제로 대한과 교보 두라이벌 회사간 급여차이는 꽤 컸다. 대한이 5년차 대리급(초봉)을 기준으로 연봉 300만~400만원정도가 교보보다 많다. 대한의 연봉은 약3500만원, 이에반해 교보는 3200만원수준이라는 것.
상위직급으로 올라갈수록 두 회사간 급여격차는 더 벌어진다.
과장급은 400만~500만원, 부장급은 700만~8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사실 지난해까지만해도 교보의 급여수준이 대한보다 다소 높았었다.
대한을 100으로 보면 교보가 105수준이였다는 것.
그러던 것이 지난해 대한생명이 10%를 상회하는 임금인상을 단행한 반면 교보의 임금인상률은 5~6%수준에 머물면서 두 회사간 급여수준은 역전됐다.
여기에 올해 대한생명이 교통보조금등 일부 수당을 신설하면서 양사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이 기본급의 800%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준다고 하고 대한생명도 성과급 지급을 검토중이라는 소리가 들리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그는 최고 경영진이 경영전략적 차원에서라도 제발 사기진작책을 검토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