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증안기금 회계문제 빨리 결정하라'

원금 및 이익금 처리방안 지연...3월 결산 앞두고 고민

2004-03-21     김성호

증권사들이 3월 결산을 앞두고 증권안정화기금(이하 증안기금)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오는 5월 청산을 앞두고 있는 증안기금이 아직까지 구체적인 처리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음에 따라 증권사들이 증안기금에 투자된 원금 및 이익금을 당해 회계에 반영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것.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안기금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22개 증권사가 증안기금에 투자한 원금 및 이익금을 3월 결산시 회계에 반영할 수 있을 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2003년 회계연도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중소증권사의 경우 이번 회계에 증권안정기금측으로부터 돌려 받는 원금 및 이익금을 당기순이익에 반영, 경영개선을 꾀하려고 했으나 증안기금의 처리방안이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한 중형 증권사 자금팀 관계자는 “현재 증안기금에 투자한 원금 및 잉여금은 회계상 이익금에만 반영될 뿐 당기순이익에는 반영되지 못한다”며 “따라서 순이익으로 평가되지 못하다 보니 배당가능이익으로도 포함될 수 없어 증권사 실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증안기금 처리방안 문제는 최근 증안기금을 운용하는 증권안정기금측이 외부에 증안기금 처리방안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하면서 또 다른 형태의 공익기금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증권안정기금측은 일단 오는 5월 청산시기에 맞춰 원금은 분배하고 이익금에 대해선 향후 재논의 할 방침이지만 증권사들의 반발에 부딪쳐 아직 확실한 처리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증안기금 처리방안과 관련해 증권안정기금측이 원금과 일부 이익금만을 분배할 예정이라는 등 소문만 무성하다”며 “이는 증권안정기금측이 증안기금 처리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인 만큼 적어도 일정정도는 증권사에 알려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증안기금 청산위원회는 이 달 중 청산회의를 갖고 증안기금의 원금 및 이익금 처리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