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지, 경영 악화일로…탈출구 없나

어음 위변조·CB발행 실패 잇단 악재로 사면초가

2009-12-21     전보규 기자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토털 패션잡화업체인 쌈지의 경영위기가 갈수록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잇다른 어음위변조, 신용등급하락,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등 계속된 악재로 신음하는 가운데 자본조달을 위해 준비했던 CB발행도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쌈지는 지난 18일 장마감 후 지난 달 25일 결정한 제 3자배정 사모전환사채 발행이 전액 미청약돼 미발행 처리한다고 공시했다.

단기적인 자금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졌던 사모채 발행이 불발되면서 쌈지의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CB는 90억원 규모로 이 회사의 경영지배인인 이은석 탑헤드비전 대표와, 탑헤드비전, 굿 윌 컴퍼니를 대상으로 발행할 예정이었다.

이와 함께 쌈지는 18일 또 한번의 어음 위변조를 신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어음 위변조는 지난 달 27일 이후 3주만에 8번째다.

21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쌈지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40원(14.29%) 내려 52주 최저가인 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쌈지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세 번의 부도설이 나돌았고 실제 부도위기가 발생했었다. 지난 1일 4억 40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됐지만 당일 밤늦게 전액 결제해 부도위기를 넘긴 것.

이례적으로 자주 발생하고 있는 쌈지의 어음 위변조에 대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쌈지의 경우가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어음을 결제할 자금이 없는 경우 위변조 신고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어음 위변조가 발생한 경우 어음 발행인은 지급의무가 소멸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최대주주가 2번 변경되는 등 경영권이 불안정한 상태이며 사업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쌈지는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종합문화 콘텐츠 기업을 표방하며 테마파크, 영화제작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패션잡화사업의 역량이 약화됐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쌈지에 대해 브랜드 경쟁력 약화, 매출부진 및 수익성 악화, 잦은 대주주 변경과 불투명한 신규사업 전망 등을 이유로 회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조정했고 이에 앞서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내린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