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電 CEO교체, 주가 호재…실적 개선 '글쎄'

2010-09-17     전보규 기자

수급상 수월한 상승세 전망…'적극매수'
가시적 성과, 빨라도 내년 1·2분기 돼야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LG전자의 새로운 대표로 선임되면서 '어둠의 터널'에 갇혀있는 LG전자가 긴 어둠을 깰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그룹은 17일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10월 1일자로 LG전자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현 대표인 남용 부회장은 같은 날 LG전자 이사회에서 CEO로서 부진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경쟁 열세에 따른 휴대폰 사업 부진과 유로화 약세로 인한 TV사업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지난 2분기부터 CEO교체설이 나돌었다.

남 부회장은 2007년 취임 이후 마케팅 중심의 경영을 펼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R&D를 소홀히 하면서 제품과 기술개발이 한계에 이르렀고 LG전자는 부진에 빠졌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남 부회장이 부임 이후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김쌍수 전 대표가 기술개발에 공을 들인 결과로 김 전 대표가 이뤄 놓은 결실의 효과가 약화되면서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표이사 교체가 LG전자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2002년 이래 국내기관 투자자 순매도가 최고치인 상황"이라며 "향후 수급상황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이 수월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매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교체 사실이 알려진 17일 LG전자는 주식시장에서 전날보다 4600원(4.70%)오른 10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CEO교체는 장기적 관점에서 LG전자가 부진을 탈출하는데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백 연구원은 "오너 경영으로 인해 스피드 증진, 투자 적긍성, 제품개발 강화, 성과주의 확대 등으로 임직원의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며 "신사업 추진과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협력 강화, M&A 등에 기존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근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기술개발에 좀 더 적극적인 선행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며 장기적으로는 실적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부진한 실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노 연구원은 "구본준 부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체질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단기적 실적 개선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LG전자는 휴대폰 및 LCD TV 출하량 감소로 3분기 801억원의 글로벌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4분기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모든 사업부가 어려움을 겪는 지금이 바닥인 것으로 판단되며 스마트폰이 범용화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경쟁력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구 대표이사 취임의 가시적 성과는 빨라도 내년 1분기말에서 2분기는 되어야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