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조기 민영화가 우선 순위"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공적자금회수 극대화보다 조기 민영화를 통해 경영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23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금융회사 민영화와 금융산업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기관을 매각할 때 적용하는 세 가지 목적인 공적자금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을 동시에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남 교수는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에 대해 "경영관리 능력과 위험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대형화는 전이 효과로 금융시장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이번 민영화를 통해 메가뱅크가 탄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만 달러 정도의 국민소득 수준을 고려할 때 300조원 내외의 금융회사는 규모 면에서 작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200조~300조원 규모의 금융회사들이 경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500조~600조원 규모의 메가뱅크는 국내금융회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서 장기적으로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각방식에 대해 "메가뱅크의 탄생을 초래할 수 있는 인수합병이나 지역 간 갈등과 정치 쟁점으로 비화할 수 있는 지방은행 분리 매각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금융 전체를 될 수 있으면 조기에 일괄 매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민영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소유구조에 대해서는 "1인 지배주주나 지나치게 분산된 소유구조 방식보다 과점적 소유구조를 통해 경영 효율성과 함께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토론자로 나선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정부와 정치권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 있는 지배주주를 찾아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금융지주회사법상 소유한도 이내의 지분(5~9%)을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시가로 매각하는 지속적 블록세일(block sale)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광철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우리금융 민영화는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하나금융이 빠지면 경쟁입찰이 어려워지지만, 조기 민영화를 위해 입찰을 계속 진행하고 차후에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경제 연구부장은 "은행 대형화 전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가 우리은행의 민영화 과정에서 인수합병 방식을 배제하는 논리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조기 민영화가 우선적인 목표라는 점에서 분할매각이나 인수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의 추진방안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석용찬 ㈜화남인더스트리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돈을 모아 우리금융처럼 큰 회사를 사기 어려우므로 다른 거래고객과 종업원, 국내외 우량투자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연구실장은 "기업투자를 위한 자금중개기능 강화를 위해 산업자본을 포함한 장기투자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지배·소유구조를 갖춘 민영화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부 교수는 "우리금융 민영화는 전략적 투자자에 대한 매각 방안이 바람직하다"면서 "그래야만 연기금 등 다수의 안정적인 투자자들의 참여로 경영권 안정을 이룰 수 있고, 공적자금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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