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덩이 LH, 안림지구 사업 백지화

2010-12-01     임해중 기자

"연내, 재무구조개선대책발표 어려울 듯"…LH재정난 갈수록 '태산'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부채폭탄에 시달리고 있는 LH가 충북 충주시 안림동 일원에 추진하려던 안림택지개발지구 사업을 백지화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충주시에 따르면 안림지구는 1993년 택지개발을 위한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나 5년 동안 사업진척이 없어 1998년에 지구지정 효력을 상실했다.

이후 LH는 작년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로부터 택지개발예정지구 재지정을 통해 안림동 및 연수동 일대 75만4206㎡에 사업비 2482억원을 들여 2016년까지 1만166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 4320세대를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자비용만 100억원 가까이 부담하며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LH는 미분양 사태를 우려, 안림지구 사업을 장기보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업완료 후 미분양 사태가 벌어질 경우 LH 재정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내부적인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LH가 재무구조악화로 곳곳에서 사업 보류 또는 백지화를 선언하고 있지만 재무구조개선대책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공기업 재정난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LH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한 LH법 개정안의 연내 국회 처리가 불명확한 것으로 안다"라며 "이런 이유로 LH사업재조정·재무구조개선대책 발표가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업 재조정과 재무구조개선 발표가 늦어지면서 6월 말 118조원 수준이던 LH 총부채는 10월 말 123조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연말에는 126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414개 사업지구에 대한 재조정 방안 발표 없이 몇 개 지역에서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으며 애꿎은 지역민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재무구조개선 방안 발표가 미뤄지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울러 LH가 현 정권의 핵심사업인 보금자리주택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난에 의해 보금자리주택 공급 차질 또한 불가피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와 관련 "국토부가 LH법 통과와 관계없이 사업 재조정과 재무구조개선 방안을 최대한 앞당겨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 및 해당 지역주민 반발, 부처 간 이견 등으로 연내 발표는 어렵다고 본다"라며 "LH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 없이는 재무구조개선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