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중국 역사 속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권력 혹은 권력을 둘러싼 음모에 대한 이야기를 정설과 야사에 근거해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책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그 속에서 철학을 만들기 위해 역사서는 기본이 되는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서에 바탕을 두면서 야사를 곁들인 저자의 능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에선 11명의 위대한 음모가들을 만날 수 있다.
기회가 포착되면 모든 것을 건 진시황의 아버지 여불위, 쓸모없어진 인재들을 과감히 내친 유방, 자신을 성인군자로 포장한 왕망, 과감한 결단을 내린 당 태종 이세민, 하루 만에 역사를 바꾼 송 태조 조광윤 등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물론 그 속에서 어떻게 권력을 움켜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법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오랜 기간 고도의 중앙 집권 전제제도를 채택하면서 최고 권력을 둘러싼 매우 격렬한 투쟁이 빚어졌다. 이십사사(二十四史, 중국에서 정사로 인정받는 역사서 24종류)를 들춰보면 매번 무장 쿠테타에 의해 시대가 바뀌었고 그때마다 시체가 산을 이루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 것은 아니다. 권력 분배를 둘러싼 투쟁은 통치 집단의 상층에서 더 많이 일어났다. 군신, 부자, 형제, 심지어는 부부 간에 서로 해치고 줄이는 일이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벌어졌다. 권력이 개인의 인성과 인류, 사회의 가장 강력한 방부제라는 가설을 이 책을 통해 충분히 검증해볼 수 있을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태감(太監)에 만족하지 못한 조고는 강대한 완조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황제를 비롯해서 왕자, 공주, 승상, 장군에 이르기까지 부지기수의 귀족들이 그에게 목숨을 잃었다. 조고는 사람의 심리를 예리하게 꿰뚫었고 다른 사람의 약점을 잘 이용했다. 이 두 가지는 권력전쟁에서 중요한 법칙이기도 하다. - <조고, 피바람을 몰고 온 노비> 중에서
도덕적인 사람일수록 위선자가 많다는 말이 있다. 야심을 품고 더 높은 권력을 탐하는 야심가는 신중한 태도로 결점을 잘 숨기면서 겸손한 성인군자와 후덕한 선인을 가장하며 인의도덕을 실천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한번 대권을 손에 넣으면 대대적으로 살육전을 벌인다. 그러나 겸손하고 도덕적인 사람일수록 보통의 소인배보다 더 무서운 존재일 수 있다. - < 왕망, 도덕적인 위선자> 중에서
역사는 결코 도덕 원칙에 준거해 발전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익을 둘러싼 처절한 투쟁의 결과일 뿐이다. 천부적 자질을 갖춘 권력가는 시기가 무르익으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음모와 모함, 모반 획책, 모살이라는 수단을 쓴다. 그리고 훗날 인의도덕을 부르짖으면서 건국 통치 이념의 질서로 삼는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역사적 사건 ‘현무문의 난’의 본질이다. - <당 태종 이세민, 영웅의 과감한 결단> 중에서
권력전쟁은 남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자들에게는 베갯머리송사라고 하는 정치판에 끼어들 수 있는 비밀 통로가 있었다. 여인의 손아귀에 권력의 심장부가 들어가면서 전제 정치의 잔인한 성향이 드러날 것인지 아닌지는 오로지 그 여인에게 달려 있다. 선한 마음씨와 천륜의 정까지도 종종 무한히 팽창하는 야심 속에 묻혀버리곤 한다. - <측천무후, 능수능란한 베갯머리송사> 중에서
권력전쟁은 음모와 암투가 난무하는 권력 세계에서 살아남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과 그들에게 희생되었던 패배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생생한 권력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국의 역사 속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순간만을 모아 논 이 책은 보다 치열해진 인간 사이의 경쟁 구도에서 요구되는 리더십과 처세술, 용인술, 심리술, 나아가 조직을 지배하고 내 것을 지키며 정상에 오르기 위한 방법이 담긴 제1의 전략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989년 중국에서 처음 발표되었으며, 그 후에 대만, 홍콩 등지에서 널리 소개되었고,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랑을 받는 스테디 셀러이다. 이 책에 들장하는 11명의 인물 모두가 고도의 지략을 갖춘 모사꾼이자 막강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였기 때문에 이들에게서 삶의 지혜와 처세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되어진다.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현대 사회는 치열한 경쟁 사회이다. 착하게 사는 사람이 대접을 받고 출세하는 게 아니라, 능력을 갖추고, 리더십이 뛰어난 사람이 인정받고 출세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정당하게 자신의 실력과 능력으로 가능한 사람도 이겠지만, 몇몇 사람은 타인을 무참하게 쓰러트리고 난 후 출세가도를 달리는 삶들도 있다. 이런 현상은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권력전쟁에서 생존하는 사람이 출세한다는 것이다.
권력전쟁 속 존재하는 모든 음모와 다툼의 과정을 단순히 악이나 선으로 양분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되었다. 역사를 움직이는 힘과 출세가도를 달리게 하는 힘이 바로 권력의 실체이다.
11명의 뛰어난 모사꾼이자 막강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들로부터 치열한 경쟁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