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대책과 가계대출 소동
전월세대책과 가계대출 소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은 어째 일이 터지면 꼭 쌍으로 터진다. 우연도 거듭되면 더 이상 우연이 아니라는데.

정부가 올 들어 세 번째로 전월세대책을 내놓은 지난 18일, 은행들이 줄줄이 가계대출 중단 조치를 취해 이래저래 기사거리가 넘쳤다. 참신한 해결책 없이 재탕삼탕한 내용뿐이라는 비판은 들었지만 그 틈에 슬그머니 투기지역 주민들에게 다주택 보유를 부추긴 전월세대책. 1.13, 2.11에 이어 세 번째로, 그것도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가 함께 내놓은 전월세시장 안정화 방안의 핵심은 민간 임대주택사업자의 요건을 대폭 완화해 현행 세 채인 수도권 매입임대사업자의 요건을 지방과 똑같이 한 채로 완화했다. 오는 10월부터 민간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취득세, 재산세 등 각종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게 어떻게 전월세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정부 설명은 민간의 임대주택 건설을 촉진할 거라는 데 아무리 봐도 현재의 조건보다 임대주택 건설을 더 북돋울 근거는 없어 보인다. 아마도 다가구주택 건설이 늘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양이지만 당장 발등의 불은 어쩌라는 것인지 고민한 흔적이 없다. 현재의 주택수요 추세도 무시한 것 같고. 그저 솔직히 선거철 가까워 오는데 손놓고 있을 수 없었다거나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시키고 다주택소유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라고 밝힐 용기조차 없는 정부의 몽니일 뿐이지 싶다.

이런 정책에 대해 소위 메이저 언론들은 해결책이 미흡하다는 비판만 했을 뿐 그저 고부갈등에 싸움 말리는 척하며 일 키운다는 시누이 꼴이다.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피하는 인상을 준다.

전월세대책이 이 모양인데 시중은행들이 또 같은 날 느닷없이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나섰다. 8월말까지 한시적 조치라고는 하나 당연히 당장 돈이 급한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느닷없는 조치에 비판여론이 높아졌다.

그러자 금융당국에서는 뒤늦게 대출 관리하랬더니 아예 중단했다고 은행에 책임을 전가하며 가계대출 전면 중단 행위는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은행법에 정면으로 저촉된다고 즉각 시정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맨 처음 대출을 중단한 농협은 7, 8월 중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지적을 받았고 곧바로 뒤따른 신한은행의 경우도 비정상적으로 가계대출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 판국에 금융당국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니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점을 금융당국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두 곳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고객들이 몰리니 다른 은행들도 뒤따라 대출 중단에 동참하고 나선 꼴이 됐다.

가계대출 문제의 심각성이 충분히 인지된 상태에서 가계대출을 무분별하게 늘린 은행들 입장에서도 이번 사태에 변명의 여지는 없다. 주식을 사려는 대출이 몰려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변명도 구차하다. 8월은 대학등록금 수요도 있고 또 전세대란의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자금 수요도 끊임없이 발생하는 시기여서 다급한 이들의 사정은 절절한 터인데.

은행들은 그렇다 해도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은행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금융당국도 참 염치없다. 정책이 무슨 애들 놀이터 문화도 아니고 그저 불쑥 대안제시없이 지시만 던지면 만사형통인 듯 하는 당국의 태도는 한국사회가 과연 발전하는 사회인지 의심이 들게 한다.

아무리 급한 중에 내놓더라도 명색이 한 나라의 금융정책이라면 그 영향이 어디까지, 얼마나 미칠 것인지 좌고우면하며 따질 것, 가릴 것을 살피는 정도의 안정감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면 한도와 아울러 시간적 가이드라인도 함께 제시됐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금융소비자인 국민을 염두에 두기만 했어도 이런 결과를 낳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해프닝은 무엇보다 주택정책과 가계대출 문제는 결국 하나의 문제라는 종합적 인식능력이 결여된 정부의 무능이 낳은 과오다. 하긴 돈 있는 자에게 몰아주기식 주택정책과 금융정책 역시 하나로 연결되니 그 정책의 일관성을 칭찬해줘야 할까?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모기지전문가 2011-08-19 15:27:18
은행대출이 어려울때는 흥국생명대출로.. 주택담보대출 최저 연4.05%~,넉넉한 대출한도...문의:흥국생명 대출전문지점 홍종수팀장 010-7686-2626